2022년에는 지구인들의 이목을 하늘로 집중시킨 여러 우주 현상이 펼쳐졌습니다. 6월에는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이 일렬로 보이는 밤하늘을 볼 수 있었고, 11월에는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 붉게 보이는 개기월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6월 21일에는 누리호가 15분 45초의 비행을 하고 한국이 만든 위성을 하늘로 쏘아 올리는 쾌거를 달성하여 한국이 7대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오르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일명 JWST의 사진을 7월에 공개하면서 수천 개의 은하가 담긴 사진과 외계행성, 성운 등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천체 현상 중 몇 개를 자세히 알아보면서 2023년 올해, 한국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체 현상과 전 세계적으로 펼쳐질 우주 미션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 오예원 기자
© 오예원 기자

 

혜성과 유성우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혜성은 관측되었고, 기록에 따르면 혜성의 긴 꼬리를 보고 komētē, 즉 ‘긴 머리카락을 가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당시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로 대기 중 높은 위치에서 건조한 물질이 불에 타거나 다른 행성이나 별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면서 혜성이 관측되는 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로마의 철학자인 세네카의 기록에 따르면, 엄청나게 큰 궤도를 가지고 있는 행성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당시의 과학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가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실제로 세네카의 견해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1577년 튀코 브라헤라는 덴마크 천문학자가 관측 후 달보다 최소 4배는 멀리 있다고 결론을 지은 이후였습니다. 혜성의 궤도 이심률을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후로, 핼리혜성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사용하여 24개 혜성의 궤도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던 중 핼리혜성을 발견하였고, 역사적 관측 사실을 이용하여 76년 주기의 혜성임을 예측했습니다.

혜성은 크게 핵과 코마, 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핵은 아주 작아서 반지름이 대략 15km 이하인 경우가 많고, 얼음과 미세한 규산염 먼지, 유기 물질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얼음은 보통 물의 고체 상태가 많지만, 우주의 온도는 매우 낮으므로 얼음의 20% 정도는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 메탄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기 물질은 아세톤이나 아세트아마이드, 아이소사이안화 메틸 등으로 구성됩니다. 혜성 주변에는 코마라는 대기가 존재합니다. 코마는 녹아버린 핵의 얼음과 먼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물 분자와 먼지가 코마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혜성이 태양에 가까워지면 물 분자가 태양 빛에 의해 분해 및 이온화가 되고, 먼지 입자는 꼬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코마는 보통 수백만 킬로미터가 넘으며 간혹 태양보다도 커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혜성은 자세히 본다면 2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먼지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하나는 기체로 구성됩니다. 기체로 구성된 이온 꼬리는 태양풍의 영향을 받아서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곧게 뻗어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먼지 꼬리는 혜성의 코마에 있던 작은 먼지로 형성되어 굽어진 채 궤도에 먼지가 흩뿌려지는 형상으로 보이게 됩니다.

혜성의 주기는 크게 단주기 혜성과 장주기 혜성으로 나뉩니다. 단주기 혜성은 공전 주기가 200년 이하의 혜성이고 그것보다 길면 장주기 혜성이라고 합니다. 또한, 우리가 관측하는 혜성은 대부분 태양계의 소천체이기에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이차 곡선형 궤도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혜성의 주기는 일정한 것이 아니라 목성이나 토성 등의 여러 행성의 섭동, 즉 중력으로 인한 간섭으로 주기가 줄어들거나 늘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통 단주기 혜성들은 목성형 행성 사이에 있는 센타우루스군과 명왕성 궤도 근처에 형성된 카이퍼벨트에서, 장주기 혜성은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에 5만 배에 달하는 곳에 형성되어 있는 오르트 구름에서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세하게 분류하면 보통 혜성의 원일점으로 묶는데 목성 궤도에 원일점이 닿는 혜성들을 목성족 혜성으로 부르는 식입니다.

올해에 오는 혜성은 C/2022 E3(ZTF) 혜성으로 주기적이지 않을 수 있는 장주기 혜성이어서 C, 2022년 3월 초에 발견해서 2022 E3, 그리고 Zwicky Transient Facility(ZTF) 망원경으로 관측하여서 뒤에 망원경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혜성은 5만 년 전에 지구에 접근했을 때가 가장 최근으로 이심률이 1보다 커 쌍곡선 궤도로 도는 것으로 추정되어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초록색 빛을 띠는 혜성이어서 녹색 혜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2월 초가 가장 잘 보이며 새벽 시간 때에 공해가 없는 지역에서 위치를 잡고 볼 수 있습니다.

유성우도 소천체들에 의해서 발생하게 되는데 보통 유성우라고 하면 유성이 비처럼 보이는 현상으로, 복사점이라는 하나의 점에서 퍼져나가는 형태로 관측됩니다. 혜성 같은 천체들이 남긴 잔해인 유성체가 지구의 대기와 빠른 속도로 충돌하면서 마찰에 의해 빛이 나게 됩니다. 또한, 혜성의 궤도를 따라 유성체들이 띠를 형성하게 되고, 이를 유성류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핼리혜성 같은 경우는 76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돌면서 유성류를 만들고 이는 지구의 공전 궤도에서 두 지점과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며 핼리혜성이 만들어 놓은 유성류를 지날 때 유성체들이 지구의 대기에 부딪히면서 물병자리-에타 유성우와 오리온자리 유성우를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3대 유성우인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의 모행성은 각각 소행성 2003 EH1, 스위프트-터틀 혜성, 소행성 파에톤 3200이며 이들이 생성한 유성류에 부딪히면서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1월 4일쯤에 볼 수 있어서 이미 기간이 지났고, 이제 남은 것은 페르세우스자리와 쌍둥이자리 유성우입니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8월 13일 오후 4시 29분에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며 13일 밤에서 14일 새벽으로 넘어가는 기간 동안 많은 유성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2월 15일 새벽 4시에 볼 수 있으며 시간당 최대로 관측할 수 있는 유성의 수인 ZHR(Zenithal Hourly Rate) 값은 120입니다. 해당 기간에 달은 초승달로 달로 인한 시야 가림이 없어서 유성을 관측하기 최적입니다.
 

월식과 엄폐

월식은 태양으로 인해 생성된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숨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보름달일 때 일어나는데 달의 공전궤도면과 지구의 공전궤도면이 5도 정도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매 보름마다 월식을 관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월식은 1년에 적어도 2번은 일어나기에 매년 관측할 수 있는 천체 현상 중 하나입니다. 태양의 크기가 지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지구 그림자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본그림자와 일부만 도달하는 반그림자로 나뉩니다. 이 두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는지, 부분적으로 들어가는지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를 합니다.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면 개기 월식, 부분적으로 들어가면 부분 월식, 반그림자에 부분적으로 들어가면 반영 월식, 완전히 들어가면 반영 개기식이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월식은 사람들 눈에 달이 잡아먹히는 것처럼 보이므로 진귀한 현상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고대 문명은 동물이나 악마들에 의해서 달이 잡아먹히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이집트 문명 같은 경우는 암퇘지, 마야 문명은 재규어를 생각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경우에는 월식을 지구가 둥글다는 근거로 생각했으며, 고대 그리스인인 아리스타르코스는 개기 월식을 이용해서 태양, 지구, 달의 크기 비율을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대항해 시대에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던 중 카리브해에 머물렀는데 그 섬의 원주민인 아라와크인들이 음식을 주다가 멈추자 콜럼버스가 월식을 예측해서 음식을 다시 받는 평화 협정을 맺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월식이 다양한 문화권에서 관측되면서 좋거나 나쁜 현상으로 여겨졌습니다.

올해 관측할 수 있는 월식으로는 2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5월 6일 0시 12분부터 시작하여 4시간 21분 동안 반영 월식이 발생합니다. 다음으로, 10월 29일에는 새벽 4시 34분에 시작해서 1시간 21분 동안 부분 월식이 진행됩니다. 반영 개기식이나 개기 월식의 경우에는 각각 2053년 8월과 2025년 9월이 되어야 볼 수 있습니다.

엄폐는 이론적으로 겉보기 크기(시직경)가 큰 천체 뒤에 시직경이 작은 천체가 숨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어떤 천체든 간에 상관없지만, 태양계 행성 간의 엄폐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달에 의해 행성이 엄폐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금성, 화성, 목성이 달에 의해 엄폐됩니다. 그중 한국에서 관측할 수 있는 엄폐는 제주도에서만 관측되는 3월 24일 금성 엄폐만 있습니다.
 

우주 미션

2023년에는 국가와 민간 업체 등에서 다양한 우주 임무가 수행될 예정입니다. 국가적으로는 미국의 NASA에서 프시케(Psyche) 미션을 진행하여 소행성대의 프시케를 탐사할 예정입니다. 프시케는 소행성으로 초기 태양계의 원시 행성의 중심핵으로 추정되는 철과 니켈로 이루어져 있어, 태양계에 속한 지구형 행성들의 핵에 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2023년 10월 10일에 발사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큰 변수나 오류가 없다면 2029년 8월에 프시케에 도착하여 임무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유럽 우주국(ESA)에서는 JUICE(JUpiter ICy moons Explorer)라는 탐사를 진행하여 목성 및 목성의 위성을 연구하고 생명체의 존재를 찾기 위해 2023년에 탐사선을 아리안 5에 담아 발사할 예정입니다. 중국에서는 작년 독자적으로 우주정거장을 만든 것에 이어, 2023년에 쉰톈(Xuntian)이라고 부르는 우주망원경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또한, 2016년에 발사되어 2020년 소행성 베누(Bennu)의 샘플을 채취한 OSIRIS-REx가 2023년 9월에 지구에 도착합니다.

민간 기업에서도 여러 임무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Relativity Space는 1월 31일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로켓인 Terran 1을 발사할 예정이며, 스페이스엑스는 상반기에 스타쉽 로켓의 궤도 비행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 발사, ULA의 벌컨 센터우르 발사, Astrobotic과 Intuitive Machines의 달 착륙선 발사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국가나 기업들 사이에서 우주 경쟁 및 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주에 대해서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밖에 없습니다. 또한, 천체 간의 수많은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혜성과 유성우, 월식, 달에 의한 엄폐, 일식 등의 여러 천체 현상들을 관측할 수 있지만, 우주의 오랜 역사동안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임에도 환경오염이나 한정된 지역으로 인해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 기사에서 한정된 지면 관계로 소개하지 못한 천체현상과 우주 미션들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올 한 해 새해를 맞이하여 천체 일정을 달력에 기록해서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은 어떨까요?
 

© 오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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