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 : Beyond Human Touch Perception: An Adaptive Robotic Skin Based on Gallium Microgranules for Pressure Sensory Augmentation - 「Advanced Materials」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27일 인간 피부의 압력 감지 능력을 뛰어넘는 고감도 및 광범위 압력 측정이 가능한 로봇용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로봇용 전자 피부를 개발하는 이유

 로봇용 전자 피부는 인간의 피부처럼 압력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산소 농도가 낮은 환경이나 산성이 강한 환경 등 인간이 직접적으로 측정하기에는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서 원격으로 감도 및 외부 압력의 측정이 가능해진다. 다만, 압력이 너무 높거나 낮아 전자 피부가 버틸 수 없는 장소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이 존재한다.

 

기존 압력 센서들의 장단점

 기존에 제시된 압력 센서에는 고감도 압력 센서와 광범위 압력 감지 센서가 있다. 고감도 압력 센서는 민감도가 높아 압력 센서가 측정할 수 있는 압력의 최솟값이 낮고, 압력 감도 센서는 압력 감지 범위가 넓어 높은 압력을 가하더라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감도 압력 센서는 전기용량형 압력센서(capacitive pressure sensor)* 사이의 유전체에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여 민감도를 높이는 방식이기에, 기계적 강성도가 떨어져 조금만 강한 압력을 가해도 센서가 압력을 측정할 수 없으므로 압력 감지 범위가 좁다. 반대로, 광범위 압력 감지 센서는 압력 감지 범위를 넓히기 위해 단단한 소재의 유전체를 사용하므로 작은 압력에 대해서는 센서가 압력을 측정할 수 없어 민감도가 낮아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 갈륨과 T자형 미세 유체관

 본 연구에서 제시한 센서는 유전체의 핵심 소재로 갈륨을 사용하는 것이 기존 센서들과의 차이점이다. 갈륨은 약 29.7℃의 미온에서 녹는점을 가지므로 상온에서도 적절한 온도 조절로 고체와 액체 간의 상전이가 자유롭다. 이를 이용하여 작은 압력에는 압력 센서 내부 온도 조절 장치의 온도를 29.7℃ 이상으로 올려 액체 상태의 갈륨을 유전체로 사용하고, 높은 압력에는 온도를 29.7℃ 미만으로 내려 고체 상태의 갈륨을 유전체로서 사용한다. 즉, 고감도 압력 센서와 광범위 압력 감지의 두 가지 센서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갈륨을 액체에서 냉각시켜 고체로 만들 때 과냉각 상태가 발생하여, 외부에서 자극이 가해지지 않는다면 두 방식 사이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 문제였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센서 냉각 시 내부에 핵 생성제로 동작하는 철 미세입자를 넣어 고감도•광범위 압력 센서 사이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가변 강성 압력 센서를 만들었다.

 또한, T자형 미세 유체관을 이용해 탄성체 내부에 균일한 갈륨 미세방울을 만드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기술이다. 기존에는 탄성체와 갈륨을 막자와 막자사발을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섞는 과정에서, 탄성체 내부의 미세방울이 불균일하게 형성되어 센서 간 민감도가 모두 달랐으나 본 연구의 미세 유체기반 제작 방식을 이용하면 센서 간의 균일성을 높여 2D 어레이로 확장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뢰성 높은 전자 피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전자피부의 전환 가능한 두 가지 모드 (정재웅 교수 제공)
전자피부의 전환 가능한 두 가지 모드 (정재웅 교수 제공)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한 전자 피부

 연구진은 갈륨을 이용한 압력 센서는 높은 민감도를 요구하는 맥박 측정에서부터 넓은 압력 감지 범위를 요구하는 몸무게 및 발걸음의 측정이 모두 가능하므로 헬스 케어 등의 분야에 활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다목적 전자기기 및 로봇 기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부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번 연구에서 제1 저자로 참여한 이시목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 학생은 “연구의 시작은 학부생 때 들었던 TED 강연에서 마이클 디키(Michael Dickey)가 갈륨에 대해 소개할 때부터 시작되었다.”라고 말하며, 갈륨에 흥미를 갖고 활용 방안을 떠올리다 압력 센서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연구하고 싶은 학부생들에게 자신이 진정 흥미를 갖는 분야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는 교과서적 공부에서 벗어나서 유튜브나 TED 등의 과학 콘텐츠를 접하고 개별 연구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에게 재미있는 분야를 정한 후 이를 깊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용량형 압력센서*
평행한 두 전극 사이에 유전체가 삽입된 형태의 압력 센서. 전극의 간격이 가까워질수록 더 큰 전기용량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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