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리 - 「20세기 소녀」

(주)넷플릭스 제공
(주)넷플릭스 제공

 <20세기 소녀>는 2022년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20세기 말 1999년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 영화이다. 영화는 어느 겨울, 보라의 집으로 도착한 비디오테이프를 계기로 1999년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시작한다. 1999년, 17살 여고생 나보라는 심장 수술을 받으러 미국으로 떠나는 절친 김연두를 위해 그가 짝사랑하는 남학생 백현진에 대한 정보를 계속 알려주겠다고 약속한다. 보라는 현진과 같은 버스를 타기 위해 현진의 집까지 뛰어가 등교하고, 현진의 뒤를 쫓아다니며 얻은 정보를 연두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현진의 삐삐 번호를 얻기 위해 보라는 설문조사 직원을 가장하여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현진의 절친 풍운호가 전화를 받았고, 운호는 상대가 보라인걸 눈치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진과 운호가 불량배에게 시비가 붙게 되고, 태권도를 배웠던 보라가 그들을 구해준다.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해준 보라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현진은 보라에게 사귀자고 고백하는데, 보라는 당황해 도망가버린다. 한편 수학여행에서 있었던 일련의 일들로 운호와 보라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오고 가게 된다. 

 <20세기 소녀>는 세기말의 로맨스를 보라의 시점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20세기 말의 첫사랑이라는 주제로 많은 기대를 받았고 삐삐, 캠코더, 옛날 컴퓨터 등의 소품과 화면 색감으로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네 남녀 간의 미묘한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첫사랑의 미숙함과 풋풋함, 아련함을 그려낸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감독이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썼던 교환 일기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감독은 일기장을 다시 보니 유치하게만 느껴지는 그때의 고민과 생각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들이 세상이 전부였다는 것을 영화에 담아내고자 했다. 일기장에서의 타임라인을 그대로 가져오며 세기말을 배경으로 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요동치던 분위기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세기가 나뉘고, 삐삐와 휴대폰, 인터넷이 섞인 과도기적인 시대에 사춘기를 표현하는 것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결말이 갑작스러웠고, 내용의 전개와 흐름이 어색하다는 평도 있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결말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여러 해석이 가능하게 의도했다고 한다. 보라 역을 맡은 배우 김유정은 엔딩에 대한 호불호를 예상했다며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을 극대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의 클리셰를 지적하는 평과 클리셰가 아닌 클래식이라는 평이 갈렸는데, 이에 대해 감독은 “신선함보다는 추억이나 노스텔지어에 맞춰 쓰다 보니 클리셰를 벗어나기 힘들었다”며 “대신 우리만의 색깔을 입혀 정면 승부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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