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란 주무관, “AI 영재학교가 충북에 유치될 수 있도록 KAIST 구성원들이 힘을 보태주기를 바란다.”

 지난 8월 충청북도가 우리 학교와 협력하여 AI 영재학교를 설립하려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에 본지는 AI 영재학교 설립을 담당하는 송혜란 충청북도청 주무관에게 설립 배경부터 설립 계획까지 들어보았다. 다만, 아직 AI 영재학교 설립과 관련하여 논의가 구체화되지 않아, 부지 선정 및 특화된 건물 건축 등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정확한 답변을 구할 수 없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충청북도청 청년 정책 담당자실에서 AI 영재학교 설립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충청북도 교육청과 함께 학교를 어떤 방향으로 유치할 수 있는지를 논의해보고 있다. 더불어 AI 영재학교를 신설한다고 해서 지자체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에서 설립 승인이 나야 하기 때문에, 충청북도에 유치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등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AI 영재학교를 설립하려는 계기?

 자립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35개, 영재학교 8개, 국제고등학교 8개 등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전국에 51개 정도 있지만, 충청북도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까지 학생들을 잘 가르치더라도 다른 시도에 있는 자사고 등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인재들이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지역 교육 불균등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으로 미래의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 AI를 중점으로 한 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해보자고 생각했다.

 충청북도는 경제 성장률 5% 이상에, 반도체, 바이오, 2차 전지 등의 사업 등이 성장 중인 지자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가 주력하는 분야에 필요한 미래형 인재는 AI 쪽이라고 생각하여 2019년도부터 전국 최초로 AI 영재학교 설립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정리하자면 충청북도의 교육 여건 개선과 산업 성장에 필요한 인력이 AI 핵심 인재라고 생각하여 그 방향으로 AI 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AI 영재학교와 다른 영재학교의 차별점은?

 일반 영재학교와는 가장 크게 다른 점은, AI 관련 과목을 좀 더 포함해서 AI 분야로 전문화된 핵심 인재를 키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입시 위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정보과학 분야에 특화할 기회가 없어서 AI나 그와 관련된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더라도 AI 핵심 인재로 성장하기 어렵다. 또한 영재학교로 진학하더라도 수학, 과학을 중심으로 한 이공계 과학자 양성이라는 방향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때문에, 진학한 학생들을 AI에 특화된 인재로 성장시키기 힘들다. 따라서 AI 영재학교는 AI의 핵심 인재 과학자를 만드는 방향으로 차별점을 두어 교육과정 등을 타 영재학교와 다르게 구성하여 운영하려고 한다. 또한,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같은 KAIST 부설이지만, AI 분야에 비중을 두어 학과 혹은 교과목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대학 관계자와 충청북도청이 정책 용역을 추진하여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AI 과목과 교육과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산하로 편입, 나아가 KAIST 부설 고등학교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과기정통부 소속의 KAIST 부설 고등학교로 설립하여 국가에서 직접 지원을 받고, 국가가 보증하는 영재학교를 충청북도에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수단으로 기존에 부산에 있는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한과영)와는 다른 KAIST 부설 영재학교가 논의 중이다.

 특히 고등학교라는 교육기관은 전방 효과와 후방 효과가 크다. 후방으로는 초중등학교에서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열심히 교육시키게 되고, 전방으로는 지역의 대학과 연계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그 인재를 대학에 보내 같이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에 KAIST 이광형 총장과 MOU를 체결한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와 연계하여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 중이다.

 마지막으로 국립으로 고등학교가 지어진다면 사업비나 운영비 등 여러 분야에서 국가 지원이 늘고, KAIST가 관여할 여지가 더 많아지면서 교육 과정이나 교사진들을 KAIST 주도로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타 기관과의 협의 진행 정도는?

 충청북도 도의회는 AI 영재학교 설립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냈다. 그래서 도의회 주관으로 충청북도청과 충청북도 교육청, 총 세 기관이 간담회를 한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하였고, 이후 TF를 구성했다. 교육부는 교육청을 통해 협의가 진행 중이며, 과기정통부는 충청북도청을 통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타 기관과의 협의를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아직 영재학교 협의체는 나오지 않은 단계로 교육 전문가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일 뿐 정확하게 어떻게 구성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한과영과도 어제(27일) 만나 AI 영재학교 설립 협조를 부탁드렸다. 한과영은 지금 KAIST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이기에 여러 선생님께 경험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드렸다.

 

현재까지 진행된 설립 계획은?

 지금은 구상 단계를 넘어 충청북도청이 AI 영재학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단계다. 이제는 이 단계를 넘어서 정부 정책에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AI 영재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정책이 과기정통부의 계획 안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물론, 대통령실과도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 최근 설립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도 개교까지 3~4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중앙 부처에서 학교 설립을 확정하더라도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4~5년이 지난 뒤 개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초중등학교 때부터 AI 분야의 기초 소양을 공부하고, 고등학교 때 좀 더 AI를 심도 있게 파고들 수 있는 핵심 인재를 양성하려 한다. 그리하여 AI 과학 분야 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는 전주기적인 AI 핵심 인재 양성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 AI 영재학교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러한 영재학교를 만들 수 있게 KAIST 구성원들이 도와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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