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 「저만치 혼자서」, KAIST 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주)예스이십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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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 한국문학의 명작을 집필하며 거장의 반열에 든 김훈 작가가 단편소설집 <저만치 혼자서>를 펴냈다. 장편소설과 에세이를 꾸준히 발표해온 반면, 단편집은 2006년 출간한 <강산무진> 이후 16년 만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이 책은 김훈 작가가 2013년부터 9년간 문학동네의 계간지에 실었던 작품 6편과 미공개 작품 1편이 모여 구성되어 있다. <저만치 혼자서>는 책에 수록된 동명의 소설 제목이다. 

 김훈 작가는 작가가 되기 이전에 한국일보에 입사하여 여러 언론사를 거치며 사회부 기자로서 활동했다. 그 때문인지 김훈 작가의 소설은 긴 문장이나 형이상학적인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는 일상적인 단어들로 사실적이고 간결하게 문장을 구성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외양과 행동, 말투만을 묘사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의 소설은 문학적 심미성이나 섬세한 심리묘사에 가치를 두는 독자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힘 있는 문장으로 진실을 담아 깊이 있는 감동을 준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이번 책에서 작가는 ‘군말’이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말을 길게 적었다. 군말에는 7편의 단편소설에 대한 해제가 담겨있다. 각 소설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들과 작가가 만났던 인물들을 소개하며 각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평소에 작가의 말을 잘 적지 않는 김훈 작가는 뒤에 이런 글을 붙이는 것이 자신도 ‘객쩍다’고 표현하며 “소설과 관련된 나의 마음의 환경을 이해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작가는 민간인 학살 등 우리의 역사 속 비극을 다룬 진실규명 종합보고서를 읽고 <명태와 고래>를 썼으며, 젊은이들이 지키고 있는 전방 군부대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사는 노량진을 관찰하며 각각 <48GOP>와 <영자>를 썼다. 몸이 아파 병원에 다니고, 죽은 친구들의 빈소에 문상하러 가서 들은 이야기를 엮어 <대장 내시경 검사>를 적었으며, 어린 여자아이를 구한 오영환 소방사의 이야기를 듣고 <손>을 적었다. 작가가 “나는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썼다.”고 밝힌 것처럼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는 일상적인 인물과 사건을 다루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독자들은 평범한 인물들이 일상적인 사건들을 겪으며 느끼는 두려움과 절망감에 공감하는 동시에, 인물들의 초연한 모습에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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