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희- 「인생은 아름다워」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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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8일 류승룡·염정아 주연의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개봉했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대중음악을 이야기와 엮어 재탄생시킨 일련의 작품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대중성이 검증된 노래를 넘버로 구성하여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멜로디의 음악이 사용되며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는 효과가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당초 2020년 12월 개봉을 확정 지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년 연초로 개봉이 미뤄진 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던 바 있다. 개봉한 후 <정직한 후보2>, <공조2:인터내셔날> 등 유수의 영화작품과 경쟁하였지만, 관객들의 호평으로 입소문을 타 지난달 25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뒷심 있는 흥행을 달리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 세연(염정아역)이 잘못 탄 버스 안에서 진봉(류승룡역)의 전화를 받으며 시작된다. 병원에 있던 진봉은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내 세연이 폐암으로 시한부 환자임을 의사로부터 통보받는다. 아픈 본인에게 매정하게 대하는 진봉에게 서운함을 느꼈던 세연은, 이 소식을 듣고 진봉에게 첫사랑인 첫사랑인 정우를 같이 찾아 떠나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다. 표현은 못해도 아픈 아내에게 신경이 쓰였던 진봉은 마지못해 세연과 함께 이름과 나이만 아는 정우를 찾아 떠난다. 둘은 함께 있는 내내 티격태격 하면서도 가는 곳마다 떠오르는 서로와의 추억에 전에 느끼던 서운함을 털어내고 깊은 감정적 교감을 나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고 호불호가 나뉘지 않을 따뜻한 가족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범한 중년부부의 헤어짐, 무심한 사춘기 자식들의 일탈, 예측 가능하고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전개가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잔잔하고 따뜻한 정서적 울림을 갖고 있는 영화이다. 

 2000년 이후 한국영화는 한류의 성장과 함께 <기생충>, <미나리> 등의 작품의 등장으로 영화강국에 올랐다. 그러나 뮤지컬 영화는 유독 취약한 장르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찾기 어려웠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문득 나타났다. 비록 서사가 비교적 단조롭고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와 무대(뮤지컬)의 사이에서 아직 자리잡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있으나, 한국 영화에 부재했던 장르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성취를 인정받고 있다. 장르적 기초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성장하는 한국의 뮤지컬 영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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