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호기심에 대한 하나의 대답”… 학우들의 많은 참여 부탁해

 지난 4월 우리 학교 글로벌전략연구소는 1년 중 1일 이내에 KAIST가 실행할 수 있는 Crazy하면서, 우리 학교의 핵심 정신인 3C(Creative, Challenging, Caring)를 담은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KAIST CRAZY DAY 아이디어 공모전(이하 CRAZY DAY 공모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수상자가 결정된 만큼, 본지는 최고상의 영예를 누리게 된 김한라 학우(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는 KAIST Contents Network(이하 KCN)이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상존하는 개념들에 대한 카이스티안들만의 독특한 생각을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승화시켜 표현할 것을 제안했다. 아래는 평소 삶의 태도 및 사고의 방식에서부터 공모 아이디어의 요모조모까지 그 전반을 담은 일문일답이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 3년차로, 복잡계 네트워크 과학으로 문화예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실에 있다. 졸업 후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지만 창작 활동을 하는 동시에 창작을 연구하면서 살고 싶다. 원래 작곡 앨범을 내기도 했고 올해 포스텍 SF 소설 공모전 당선을 통해 집필도 시작하는 다양하게 창작에 도전하고 있다.

 

우선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평소에도 공모전에 관심이 많았는지 궁금하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평소에도 게시판의 포스터를 유심히 보긴 하지만, 올해 들어 유독 지원하고 싶은 공모전이 많았다. CRAZY DAY 공모전과 포스텍 SF 어워드 양자 모두 모종의 이끌림이 작용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여타의 공모전과 비교하여 어떤 점이 특별했기에 CRAZY DAY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나?

 평소에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CRAZY DAY공모전만의 참신함과 독특함에 유달리 끌렸던 것 같다. 어떤 형태의 아이디어도 모두 공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평소의 엉뚱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펼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격이나 취향에 잘 맞는 공모전이지 않았나 싶다.

 

수상하신 아이디어 KAIST Contents Network(이하 KCN) 무엇인지 궁금하다.

 KCN은 잘 알려져 있는 지식 그래프의 일종으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식 그래프는 사전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에서의 개념과 개념 간 연결을 다루고 있기에,  카이스티안들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관점에서 지식 그래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KCN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의 바다를 마음껏 헤엄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나만 이런 생각 하고 사나?’, ‘난 이게 참 재미 있는데.’ 하는 생각들을 KCN에 추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구경해보면 좋을 것 같다. KCN에서 나의 생각(노드)에 누가 붙는지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리적인 접촉 없이 ‘생각 친구’ 만들기, 그것이 KCN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브레인스토밍은 방향을 결정하기 이전에 산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식인데, 이를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에 대한 표현 수단으로 전도시킨 것이 놀라운 지점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게 되셨는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을 확장하는 발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와 정확한 해답을 찾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의 측면이 모두 포함된 아이디어이다. 기존의 노드로부터 새로운 노드를 연상한다는 점에서는 발산적이지만, 나름의 주관을 바탕으로 그들을 연결하는 과정은 수렴적이다. 이처럼 두 가지 방식의 생각 연습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 같다.

 

단편소설 “리버스”를 통해 포스텍 SF 소설 공모전에서 수상하신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이 아이디어 구상에 영향을 주었는가?

 해당 소설을 통해 등단을 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되면서 전업 예술가로 비춰졌지만, 실은 연구하는 주제부터 창의성과 관련되어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계기 또한 어릴 적부터 많은 관심이 있던 작곡이나 글쓰기 등의 창작 활동을 과학적이고 계량적으로 분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창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메커니즘에 대한 호기심이 연구의 동력이다. 뉴런으로 구성된 지식 네트워크가 어떻게 창작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고, 이러한 고민이 아이디어 구상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네트워크라는 형태가 KCN의 시각적 형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의 생각을 분석하려는 과학적 접근과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려는 예술의 영역이 이 최적으로 결합했기에 당선작과 같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다. 이러한 융합적 사고를 위한 나름의 노력이 있다면?

 창작을 할 때,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지?’하고 되묻는 습관이 있다. 작곡을 할 땐 신선하고 듣기 좋을지, 글을 쓸 땐 흥미롭고 읽기 좋을지 등 나름의 기준을 정립하고 타인의 지식 그래프를 상상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예술의 창작 과정을 과학적 질문으로 전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융합적 사고에 익숙해진 것 같다.

 음악과 소설에 감화되는 원동력은 결국엔 정보의 격차가 아닌가 한다. 소설을 예로 들자면 독자-소설 간, 등장인물 간 정보 비대칭의 간격이 너무 넓거나 좁으면 글의 긴장감과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창의성은 이 지점에서 제 몫을 한다. 창의성을 통해야만 독자는 비로소 소설의 세계관을 알아가며 재미를 느끼고,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진 등장인물들 간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 제 아이디어는 요컨대, 카이스티안들 간 정보 비대칭의 간극을 KCN이라는 창의적인 도구를 통해 좁힐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 CRAZY DAY행사를 위해 다방면으로 뛰어 주신 학생지원팀 및 유관 부서의 모든 분들과, 값진 피드백 전달해주신 여러 교수님들께도 대단히 감사드린다. 그리고 KCN 홈페이지 개발을 멋지게 완성해준 SPARCS 박지호, 황인준군과 연구실 동료 전규현 학생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말로만 얘기했던 아이디어가 그 이상으로 멋지게 실현되어 행복할 따름이다.

 나아가, 공모한 아이디어가 이미 구현 단계에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네트워크의 수가 현저히 부족하면 국소적인 부분을 관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고, 식당에 부스도 설치하여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참여자 전원에게 주어지는 기프티콘은 물론, 참여 방식에 따른 다양한 경품도 있으니 참고하시어 많이들 시간 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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