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이버 이공계 학생교류전으로 대체 진행되어 온 KAIST-POSTECH 학생대제전(카포전)이 3년 만에 공식 대면 행사로 다시 돌아왔다. 우리 학교는 이번 카포전에서 6:1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승리를 가져갔다. 이틀간 치열했던 경기 장면과 열띤 응원 현장을 담았다.

 지난달 23~24일 양일간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에서 열린 제19회 KAIST-POSTECH 학생대제전(이하 카포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경기 결과, 우리 학교가 종합점수 6-1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로 종합 우승을 거머줬다. 이로써 공식 종합 전적은 우리 학교 대 포스텍이 10:8이 됐다.

 개최된 7가지 종목 중 축구·해킹·AI·E-Sports 종목은 첫째 날, 야구·과학퀴즈·농구 종목은 둘째 날에 순서대로 진행됐다. 이중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경기를 제외하고는 포스텍 체육관, 풋살장, 콜로세움 등 포스텍 내부 시설에서 나누어 진행됐다. 

 카포전 전날인 22일 오후 7시부터는 우리 학교 노천극장(W9)에서 응원제(전야제)가 진행됐다. 교내 공식 응원단 ELKA의 응원과 다양한 동아리 공연을 즐기며 학생들이 하나 될 수 있는 화합의 자리였다.

 개막식에서는 포스텍 김무환 총장의 개회사, 우리 학교 이수진 학생정책처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양교 학생대표인 박정호 KAIST 학부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과 고태영 포스텍 학부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김 총장은 “우리가 무엇 때문에 여기서 만났나?”라고 되물으며 “오늘 내일까지는 경쟁하고 다투어라. 그러면서 우정을 쌓고, 그 이후에 어디서 만나든 세계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일하라”면서 양교 학생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끈끈한 우정을 다질 것을 당부했다. 이후 양교 응원단인 ELKA와 치어로의 응원이 이어지며 카포전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사진 ©김민주, 김신엽, 정광혁 기자)

응원제
응원제
개막식
개막식

기분 좋은 시작,
축구 4:1 KAIST

 첫 경기였던 축구 종목에서는 우리 학교가 4:1로 승리를 거뒀다. 우리 학교는 전반 12분 코너킥에 이은 헤딩으로 선제골을 냈다. 이어 전반 17분에 좌측 측면 돌파로, 전반 21분에 프리킥에서 이어진 헤딩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내며 3:0으로 점수 차를 벌여나갔다. 후반 22분에는 프리킥에서 이어진 헤딩골을 넣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포스텍은 후반 42분 얻은 코너킥을 통해 만회 골을 넣는 데 성공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 학교 축구팀을 이끈 이광진 감독은 “선수들의 고생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감독을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 준비해서 더 완벽하게 이기는 KAIST 축구팀이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장 12시간에 걸친 대결,
해킹 7790:6390 KAIST

 해킹은 첫째 날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된 경기로, 각 팀에서 7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해킹 종목은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거나 암호를 해독해 숨겨진 Flag를 찾는 CTF(Capture The Flag)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해킹 종목은 중계 및 관람이 어려운 특성을 보완할 수 있는 LiveCTF가 새로이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LiveCTF는 양 팀의 선수 중 한 명이 나와 정해진 문제를 생중계로 풀이하며 더 일찍 맞힌 팀에게 점수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3번 진행된 LiveCTF 중 첫 번째 대결은 아쉽게 포스텍에게 기회를 뺏겼지만, 두 번째 대결에서 약 20분 만에 우리 학교의 이주창 학우(전산학부 21)가 문제를 풀어내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대결에서는 1라운드에서 석패했던 허현 학우(전산학부 20)가 주특기가 아닌 종목에서 승리하면서 우리 학교가 LiveCTF의 승을 가져왔다. 해킹 동아리 GoN 소속으로 경기에 참여한 최유빈 학우(새내기과정학부 22)는 “12시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함께 고생해준 선수들 모두가 고생했다”라고 하며 학우들이 해킹 종목에 더 큰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혼전 속 값진 승리,
AI 3:2 KAIST

 AI 종목은 승패를 알 수 없는 혼전 속에서 치러졌다. 이 종목에서는 보드게임 쿼리도(Quoridor)의 규칙을 일부 변형한 퍼리보(Puoribor) 게임을 5판 3선승제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로 9칸, 세로 9칸의 판의 중앙선에서 마주 보게끔 놓인 플레이어의 말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방향으로 8칸을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이때 각 플레이어는 준비된 장애물을 판에 설치하여 상대의 이동을 막고, 판 일부를 회전시켜 장애물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우리 학교는 2라운드에서 장애물 설치로 상대의 이동을 차단하고, 4라운드에서도 승리했지만, 1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상대의 수를 예상하지 못해 패배했다. 승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5라운드에서는 포스텍 AI가 장애물 위치 선정에서 실수를 연발하고, 우리 학교 AI가 전진을 거듭했다. 그 결과 우리 학교가 5라운드의 승리를 가져가며 AI 종목의 승리를 차지했다.

분전 끝 아쉬운 패배,
E-Sport(LOL) 1:2 POSTECH

 E-Sports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3판 2선승제로 진행된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의 1세트는 분전 끝에 포스텍의 승리로 돌아갔다. 우리 학교는 경기 초반 바텀(기자 주: 게임 포지션의 하나)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24분경 발생한 총력전에서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러나 이후 총력전에서 밀리면서 1세트를 내주었다. 1세트와 유사한 챔피언을 사용해 진행된 2세트에서는 거꾸로 우리 학교가 총력전에서 승기를 가져가 승리했다. 각 학교 학생들이 교명을 외치며 응원하는 가운데 시작된 3세트에서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기가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상대 플레이어를 죽인 횟수는 포스텍이 앞섰지만, 우리 학교에서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는 좋은 플레이가 이어져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이 분전했음에도 3세트를 포스텍이 가져가며 E-Sports 경기는 포스텍이 승리했다.

 

완벽한 압승,
야구 19:2 KAIST

 둘째 날 진행된 첫 종목인 야구에서는 우리 학교가 19:2로 대승을 거뒀다. 포항 야구장에서 진행된 경기의 첫 이닝에서는 양 팀 모두 무실점으로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다. 그러나 2회 초 우리 학교의 공격에서 타자들의 돋보이는 안타와 포스텍의 실책이 겹쳐 5득점에 성공했다. 2회 말에는 안정적인 투구와 함께 상대 주자를 견제하는 데 성공해 0실점으로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어진 3회 초에도 주자들의 적극적인 도루 시도가 성공하여 주자 만루 상황을 여럿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는 연속 5득점 이닝으로 이어졌다. 3회 말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통해 삼진을 곁들이며 실점 없이 잡아냈다. 기세를 몰아 우리 학교는 4회 초에도 3득점에 성공하고 4회 말에는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의 마지막 이닝인 5회 초에도 적극적인 도루와 잦은 안타가 이어지며 연속으로 두 명의 주자가 들어오는 등 경기 중 최다 득점인 6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5회 말에는 솔로 홈런을 내주고 실투가 나오며 2점을 내줬다. 안정적인 투구로부터 끌어낸 탈삼진과 타자들의 적극적인 도루 시도, 그리고 득점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선수들의 열정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후반 활약 돋보여,
과학퀴즈 11:10 KAIST

 과학퀴즈 종목은 ‘설국열차’ 콘셉트로 진행되어 기존의 퀴즈 형식에 재미를 더했다. 퀴즈를 얼마나 많이 맞히는지와는 별개로, 카드를 전략적으로 소비하여 자신의 말을 열차 앞칸으로 이동시키는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우리 학교 팀은 초반에는 포스텍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연속 단독 정답을 맞히며 반전을 거듭한 끝에 11:10이라는 간발의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AI와 과학퀴즈의 단장을 맡은 이창섭 학우(신소재공학과 21)는 AI와 과학퀴즈 종목에서 우리 학교가 패배를 거듭하다가 이번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동아리 Vlab을 꼽았다. 이 학우는 다른 종목과 달리 두 종목은 대회 2~3주 전에 선수단이 졸속으로 구성되고 대회 이후 해산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껴 동아리 Vlab을 만들었다. 이 학우는 “이 승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하고 노하우를 쌓아나가 새내기 때부터 선수들을 키워 출전시키고자 한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두 차례 연장 끝 감동적인 승리,
농구 101:98 KAIST

 농구 종목은 모든 경기 중 가장 마지막에 진행된 경기로 손에 땀을 쥐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경기 초반 우리 학교와 포스텍은 치열한 점수 내기를 이어갔다. 19:19의 동점 상황으로 1쿼터의 시간이 거의 끝나갈 때쯤, 우리 학교가 하프라인 슛(기자 주: 경기장 중앙에서 넣는 슛)을 성공시키며 3점 차이로 앞서나갔다. 이후 우리 학교는 점수 차를 더욱 벌려 2쿼터, 3쿼터의 최종 점수를 각각 47:34, 66:56으로 마무리하며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그러나 막판 4쿼터에서 포스텍이 우리 학교의 팀 파울을 끌어내면서 점수 차를 좁혔다. 결국 4쿼터가 끝날 때는 동점이 되어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의 열띤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장전은 두 차례나 계속됐고, 경기 결과 101:98로 우리 학교가 3점 앞서며 짜릿하게 승리했다. 이로써 우리 학교는 모든 구기 종목에서 승리하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본교 방송국 VOK와 포항공대 방송국 PBS가 주관한 영상제, 체육관 앞 광장에서 진행된 교류 부스·동아리 부스, 그리고 양교 학생들이 참여한 카트라이더, 피파 온라인 4 등 E-Sports 친선전과 같이 다채로운 행사들이 이번 카포전을 더욱 빛냈다. 서포터즈로 카포전에 참여한 강주흔 학우(새내기과정학부 22)는 “새내기인데 코로나가 끝나자마자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았고, 각 학교 응원단인 엘카와 치어로, 밴드 동아리의 공연을 즐기며 포스텍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 동아리 소속으로 동아리 부스에 참여한 포스텍의 이승찬 학우(무은재학부 22)는 “카포전 일주일 전부터 예약받아서 스냅 촬영을 진행했고, 사진 전시 및 엽서와 스티커 배부를 진행하고 있다”고 동아리 활동 소식을 전하며, “개막식 때 학우들이 다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친해진 것이 가장 재밌었고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폐막식에서는 시상식과 함께 각 종목의 MVP를 발표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각 종목의 MVP로는 우리 학교 노우진(축구, 물리학과 박사과정), 허현(해킹), 백승훈(야구, 산업및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 송준혁(과학퀴즈, 새내기과정학부 22), 성해찬(농구,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학우와 포스텍 이태민(AI), 오승준(E-Sports) 학우가 선정됐다. 이어 우리 학교 카르페디엠, 포스텍의 CTRL-D 등 양교의 동아리 공연과 함께 축하 공연이 진행됐다. 축하 공연 무대에는 가수 민경훈 씨가 오르며 3년 만에 개최된 카포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교류 부스
교류 부스
폐막식
폐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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