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제6차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위원회에서는 주간 감염병 위험도 평가 및 유행 예측과 함께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검토를 주요 안건으로 논의하였다. 이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해 26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에 입국 후 PCR 검사 의무 해제와 요양 시설 대면 면회 재개를 시행할 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지속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를 완화해가고 있다. 

 

1년 5개월 만에 해제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10월 13일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지난해 4월 12일부터는 실외라도 2미터 이상 거리 유지가 불가능한 곳은 실외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다. 그러다 올해 5월 2일 오미크론 대유행이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감염병 대응체계를 일상 방역 기조로 전환하며 50인 이상 집회, 공연, 경기를 제외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였다. 지난달 26일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었다. 약 1년 5개월 만에 실외에서의 마스크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율적 선택에 의해 착용하게 된 셈이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을 전면 해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착용할 것을 권장하였다. 지난달 23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과태료를 부과하는 국가 차원의 강제적 조치를 해제한 것이 실외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상황에 따른 개인의 자율적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입국 관련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전히 해제돼

 지난 6월 8일 해외입국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고 9월 3일 입국 전 PCR 검사 의무가 해제되는 등 점진적으로 입국 관련 방역 조치는 완화되고 있었다. 입국 후 PCR 검사 의무는 지난 1일 0시부터 해제되었는데, 이로써 입국 관련 방역 조치는 전면 해제되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해외유입자 중 확진자 비율이 8월 1.3%에서 9월 0.9%로 낮아졌고, 최근 우세종인 BA.5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해제의 이유를 밝혔다. 

 의무는 없어졌지만, 희망자는 입국 후 3일 이내로 보건소에서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입국 당시 증상이 있다면 검역 단계에서 증상 검사를 한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 발병률이나 치명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입국 전후 PCR 검사 재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양 병원 대면 면회까지 재개, 다만 실내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7월 25일부터 제한되었던 요양병원, 시설에서의 대면 접촉 면회가 오늘(4일)부로 재개된다. 단, 면회 중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식물 섭취 등 마스크를 벗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요양병원, 시설 환자는 4차 접종을 마쳤거나 2차 접종 이후 확진 이력이 있는 경우 외출, 외박이 가능하다. 다만 복귀 후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렇듯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지난달 21일 이후 빠르게 해제되면서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한 기대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영유아의 경우 입 모양을 보고 말을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때문에 말이 늦어지고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말하며 실내 마스크 해제를 추진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아직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요하게 지적되는 문제는 긴 시간의 마스크 착용으로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며 독감에 대한 면역력이 낮은 상태이기에, 겨울철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에 관해서는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에서 유행 상황, 근거, 완화 기준과 시기 등을 추가로 논의하기로 하였다. 여러 우려와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언급하였다. 

 영국과 프랑스는 올해 초부터 보건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하고 방역 조치를 해제하였다. 미국 역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입국 시 PCR 검사 음성증명서 제출을 백신 접종 증명서로 대체하였다. 방역 완화로 인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확진자 규모를 안정적인 추세로 유지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25일부터 1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일평균 2만 8,828명으로 유지되며 아직까지 안정적인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주요 국가들은 방역 조치 완화와 함께 전염병 이후를 채비하고 있으며, 이번 방역 조치 완화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가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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