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김갑진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병국 교수 공동 연구팀 : Voltage-driven gigahertz frequency tuning of spin Hall nano-oscillators - 「Nature Communications」

 우리 학교 물리학과 김갑진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박병국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 모방 소자로 개발 중인 스핀토크 발진기*의 주파수 대역을 증대시킬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7월 18일 밝혔다.

 연구팀의 기술은 뇌 모방 소자인 스핀토크 발진기 기반 뉴로모픽 소자의 문제점이었던 학습 효과의 휘발성, 좁은 주파수 대역 등을 해결할 핵심 기술로 제안되었다. 연구팀은 비자성체•강자성체•산화물 3중층 구조의 자기발진 소자에 게이트 전압을 인가하여 GHz 수준의 발진주파수 조절에 성공하였는데, 이는 기존보다 약 10배 이상 향상된 결과다.
  

신경망을 모사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수많은 신경 세포에서 병렬적으로 연산하는 두뇌와는 달리 기존 컴퓨터에서는 데이터가 메모리와 연산장치 사이를 수없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량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뇌 신경세포의 기능을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한 소자를 뉴로모픽 소자라고 한다. CNN과 같은 인공신경망은 뇌를 모방한 소프트웨어로, 뉴로모픽 기술은 뇌를 모방한 하드웨어로 이해할 수 있다.

 뉴로모픽 컴퓨팅 분야는 트랜지스터처럼 특정 전류 이상에서 상태가 바뀌는 비선형 소자로 ‘뉴런’을 모사하고, 멀티레벨을 갖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로 ‘시냅스’를 모사하여 인공 신경망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연구가 주를 이룬다 또한, 뉴런과 시냅스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소자 구현, 뉴로모픽 소자의 네트워크 구성 순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뉴로모픽 소자의 분류

 뉴로모픽 소자는 크게 시냅스의 정보 전달 방식과 뇌파의 진동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신경망에서 정보 전달은 전기 신호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특정 뉴런에 역치 이상의 값이 형성되면, 뉴런은 스파이크 형태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이러한 단위 동작을 소자로 모사하여 신경망을 구성하는 방식을 Spiking Neural Network(스파이크 신경망, SNN)라고 한다. 멤리스터와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를 이용한 많은 연구들이 주로 SNN을 구현하기 위해 수행되고 있다.

 한편, 뇌 속 수만 개의 뉴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될 때 전기적 파동인, 뇌파가 발생한다. 발진기를 이용한 oscillatory Neural Network(발진 신경망, ONN)은 뇌파의 진동을 모방하는 컴퓨팅 방식이다. ONN은 발진기 간의 동기화를 가져오는데, 이는 ‘같은 단어를 말하는 여러 사람의 음성’ 등 다르지만 유사한 데이터들을 분류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연구팀이개발한 스핀토크 발진기는 각운동량을 기반으로 하는 자화의 세차운동을 이용하기 때문에 나노 단위로 소자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요구하는 에너지가 작아져 큰 규모의 인공 신경망을 만들기 유리하다.

 

기존 연구의 한계

 고성능의 뉴로모픽 네트워크 컴퓨팅을 위해서는 소자의 컴퓨팅 능력 향상 및 소비전력 감소가 필수적이다. 주파수의 영역을 분할하여 데이터를 인코딩하는 ONN에서는 발진기가 표현할 수 있는 주파수 범위가 넓을수록 데이터 처리 능력이 향상되는데, 기존 기술은 그 제약이 컸다. 또한, 기존 스핀토크 발진기에서는 발진기에 가하는 전류의 양을 통해 주파수를 조절하여 신경망 학습을 하기 때문에 전류 공급이 끊어지면 학습정보가 소실되는 휘발성 특성이 있었다. 정리하면, 학습 주파수 폭의 제약, 휘발성 특성이 핵심 문제였다.

 

연구의 핵심, 수직 자기이방성 제어

 연구팀은 비자성체/강자성체/산화물 3중층 구조에서 게이트 전압을 가해 자기적 특성(자기이방성)을 제어하여 스핀토크발진기의 주파수를 조절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제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강자성체/산화물 계면의 상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직 자기이방성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그 결과 GHz 수준의 주파수 제어가 가능했다.

 한편 자성체의 수직 자기이방성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는 자성체와 산소이온(산화물)간의 오비탈 결합이다. 연구에 사용된 소자에서 산화물에 게이트 전압을 인가하면 전압의 부호에 따라 반영구적으로 산소이온(음전하)이 자성체 쪽으로 혹은 게이트 전극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또한 게이트 전압을 제거하더라도 이동된 산소이온은 그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수직 자기이방성이 비휘발 특성을 가지며 변화하게 된다.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게이트 전압이 영구적으로 수직 자기이방성을 변화시켜 소자에 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학습 내용이 저장되어 있는 비휘발성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폭이 GHz 수준으로 넓다. 최종적으로는 해당 뉴로모픽 소자 활용성을 증대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압제어 스핀토크 발전기 모식도 및 결과 (김갑진 교수 제공)
전압제어 스핀토크 발전기 모식도 및 결과 (김갑진 교수 제공)

 

 

발진기*
원하는 주파수로 주기적 파형을 생성하는 전자 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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