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신문에 독자칼럼을 기고하기로 한 이후, 어떤 주제로 칼럼을 쓸지 많이 고민하였다. 인생 처음으로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일이기에 어떤 것이 칼럼인지, 어떻게 써야 좋은 칼럼인지 많이 고민하고 찾아보았다. 처음에는 내가 무언가 삶을 살며 깨달은 점에 대해 작성해볼까 고민하였지만, 내가 깨달은 것은 남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일 확률이 높아 계획을 철수하고, 조금 더 매운맛 주제를 선정하였다. 칼럼 제목을 ‘말다툼에서 이기는 방법 _ 실전편’이라고 자극적으로 작성하였지만, 이는 조금 과장된 바(필자는 칼럼 제목과 달리 갈등을 매우 싫어하며 회피하는 편이다.)이며 그저 독자분들이 칼럼을 흥미롭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아래 내용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솔직하게 작성하였으나, 똑같이 따라 하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다.

 

갈등, 말다툼이란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이다. 여기서는 개인 간의 갈등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필자는 개인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핵심적인 원인은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바를 상대방이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모르는 사람과 대뜸 말다툼해본 경험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상처받거나 부당함을 느낄 일도 거의 없으며, 상대방을 본인의 생각대로 변화시키고 싶은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갈등은 우리가 애정하는 사이인 가족, 친구, 연인 간에 자주 발생한다. 서로의 우호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기대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기대치를 해내지 못하면 이것에 상처받거나 부당함을 느끼어 서운함을 토로하고, 불만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일반적인 경우의 갈등이란 무엇인지, 갈등의 핵심적인 원인에 대해 고찰하였으니, 이제는 어떻게 말다툼을 잘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겠다.

 

말다툼의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라

 말다툼에서 이기는 방법, 그 첫 번째는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싸움과 전쟁에 관련된 유명한 구절이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뜻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으며,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며,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움마다 반드시 위태롭다’이다. 말다툼할 때 가끔 본인의 감정에 휘둘려 말다툼이 시작된 원인과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를 망각한 채 원래 주제와 관계없는 과거의 허물을 들추거나, 그저 감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이는 상대방과 본인 모두 말다툼에서 생산적인 결론을 끌어나가지 않고, 서로 상처를 입히는 결과만을 낳게 된다. 만약 상대방의 불만으로 갈등이 있어 말다툼이 일어났다면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수용할 수 있다면 수용함으로써 말다툼을 끝내고, 원만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반대로 본인의 불만으로 말다툼이 일어났다면, 본인의 의도를 잊지 말고 왜 합리적으로 이를 요구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누구도 본인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한다.

 필자는 상대방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행동이라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말다툼이 시작된 상황에서는 대부분 사람은 말다툼에서 지기 싫어한다.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신조차도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이 글을 읽고 있을 것 아닌가. 말다툼을 시작할 때는 본인의 잘못에 대해 인지하지 못해 시작해서 중간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지하게 되더라도 선뜻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필자의 경험담이다.) 이러한 심리 속에서 상대방의 잘못을 너무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만약 이 상황이 토론이었다면, 심사위원이 승패를 결정해 주었을 것이다. 또는 소송까지 해서 법원에 갔다면, 판사가 누가 옳았고 그름을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다루는 상황에서는 그저 개인 간의 갈등이다. 이 말다툼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아무리 내가 객관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는 것이다. ‘사과도 중요하지만, 납득과 약속이 더 중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점들로, 이것이 개인 간의 갈등이기에 상대방에게서 완벽한 승리를 얻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일뿐더러, ‘상대방에게서 승리를 얻어내야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완벽한 승리가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에게 ‘그 당시 한 행동이 이러한 이유로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당신을 단지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나는 앞으로 당신이 이것을 이렇게 개선하였으면 하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반드시 본인의 초기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지언정 말다툼이 최악으로 끝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갈등이 발생한 원인이 잘못임을 상대한테 납득시키고, 앞으로는 원인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읽어보니 너무 빤한 이야기를 하며, 심지어 말다툼에 이기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말다툼에서 완벽한 승리를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해서 실망한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필자는 말다툼에서 진정으로 이기는 것은 그저 다툼이 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건설적인 방향을 위해 약속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흔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략들이라 생각하지만,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과 갈등에 대처하는 상황에서 격한 감정으로 잊기 쉬운 핵심에 대해 성찰하는 글을 써보았다. 읽는 독자들이 갈등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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