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밥을 먹으러 학교 바깥으로 나가는 길에, 아무런 생각 없이 잠시 자리에 가만히 서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곤 한다. 딱히 특별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목이 아파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가만히 서서 하늘을 바라본다. 그렇게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고, 낮에는 고개를 들고 얼굴을 돌리다 머리 위에 떠있는 태양과 눈이 마주쳐 눈이 아파오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정말 별로 특별할 건 없는 내 일상 속의 습관이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가만히 서서 하늘을 보고 있을 때 곁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들 휴대전화의 화면이나, 아니면 바닥이나, 그것도 아니면 무언가를 보고 있는 지 모를 시선으로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궁금증은, 내 곁을 스쳐 지나간 저 사람들, 그리고 접점은 없지만 저 멀리에서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 “과연 저 사람들은 살면서 자주 하늘을 바라볼까?” 라는 다소 허탈한 물음이다. 

 사실 이 허탈한 물음에 누군가의 대답이 돌아온 적도 없지만, 난 사람들이 자주 하늘을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맘때쯤 되어 어슴푸레한 저녁 즈음에 대로변에 나가면 자주 보이는, 등에 커다란 가방을 매고 있는 학생들과 삼삼오오 모여 통근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직장인들. 이들 중 대부분의 사람은 정류장에 서서 휴대전화의 화면을 바라보고, 또는 정류장에서 도착할 버스를 기다리며 부던히 문제집을 읽기도 하고, 정말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런데 글쎄, 간혹 지나다니다 보면 하늘이 정말 아름다운 날에도 사람들이 다들 고개를 수그리고 있어 조금 애달픈 마음이 들곤 한다. 다들, 오늘은 수퍼문이 뜰거라는 방송 화면은 열심히들 바라보고, 온라인에 올라오는 예쁜 하늘 사진들은 열심히 찾아보면서도, 자신들의 머리 위에 그려져 있는 하늘은 정작 바라보지도 않는 모습이, 가끔 애달프게 다가온다.

 내 바람이지만, 사람들이 꼭 가끔씩은 아무런 생각 없이 어딘가에 앉아 하늘을 바라봐 주었으면 한다. 하루의 일부는 그날의 걱정도 내려놓고, 그날의 우울함도 내려놓고. 가벼워진 마음을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지나가는 구름만 눈동자에 담는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 때 만큼은, 바쁜 현대인들의 하루에 조금의 여유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면, 매일 바삐 흘러가는 저 사람들의 삶도 조금이나마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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