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독서문화위원회 주관으로 지난해 9월부터 북클럽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북클럽 지원 사업은 교수, 학생, 직원 등 교내 구성원 3인 이상이 모임을 구성하면 모임에서 함께 읽을 도서를 학교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본지는 교내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고 학우들에게 좋은 도서를 추천하는 목적에서 제1회 독서왕으로 선발된 우수 북클럽과의 인터뷰를 502호부터 507호까지 소개했다. 마지막 기획인 이번 호(508호)에서는 개인 부문에서 독서왕 대상을 차지한 안혜림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인 안혜림입니다. 고양이 그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이시라 연구만으로도 생활이 벅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쁘신 와중에 독서할 시간은 어떻게 확보하시나요?

 책을 일주일에 한 권은 읽으려고 하고, 아무래도 여유로운 주말에 주로 책을 읽게 됩니다. 주말 이틀 중 하루는 집 밖에서 동적인 활동을 하고, 하루는 집에서 뒹굴며 책을 읽는 게 가장 좋더라고요. 책이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읽는 게 크지만 전공이 사회과학이다 보니 독서 역시 연구 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책을 좋아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언니가 책을 무척 좋아해서 어린 마음에 따라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언니가 책을 읽고 있으면 옆에서 괜히 관심도 없는 책을 들고 읽는 척하는? (웃음)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게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어요.

 

학우님께서 생각하시는 독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지식이든 타인의 감정과 경험이든 가장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을 써냈다는 사실이 저자의 전문성을 일부 보장한다고 판단할 수 있고, 구조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체계를 파악하기가 좋아요. 누워서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웃음) 누워서 책을 읽다가 잠들 때도 있는데요, 그러면 또 한숨 자고 일어나서 다시 책을 읽어 나가는 게 좋더라고요.

 

학우님의 ‘인생 도서’가 궁금합니다.
 

 캐테 콜비츠(Kathe Kollwitz, 1867~1945)라는 독일의 판화가가 있는데 그분이 평생 쓰신 일기를 아들이 정리해서 낸 책이 있습니다. <캐테 콜비츠>(캐테 콜비츠, 운디네)라는 책인데 안타깝게도 절판이 됐고 학교 도서관에도 없네요. 두 번의 세계 전쟁이 벌어진 격변의 시대를 살면서 세상과 자신을 치열하게 통찰했고 그 과정에서 느낀 슬픔과 아픔, 혼란스러움을 모두 솔직하게 기록하고 있죠. 예민하고 허약한 존재가 선하게 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읽고 있으면 위안이 됩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추천하고픈 도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얼마 전 <장애학의 도전>(김도현, 오월의봄)을 읽으며 장애학이라는 분야를 접했습니다. 당연히 받아들여 온 다양한 개념이 뒤집히는 경험이었고 덕분에 시야가 조금은 확장되었어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당연시되는 정상성이나 능력주의, 자립이라는 환상에 의문을 품으신 적이 있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책을 읽은 후에 특별히 하시는 활동이 있나요?

 책을 읽으면서 북마크 등으로 인상적인 부분을 표시해 두었다가 다 읽은 후에 블로그에 옮깁니다. 끝에는 감상도 덧붙이려고 하는데 빠트릴 때도 많아요. 종종 찾아볼 일이 생기더라고요. 학교 밖에서 여성주의 독서 모임도 하고 있습니다. 혼자 읽을 때는 선택하지 않을 책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고, 책과 관련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독서라는 활동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어요.

 

다음에 읽을 도서는 어떻게 찾아보고 선정하시나요?

신문과 주간지의 신간 소개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소셜 미디어에서 지인들이 추천하는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또 책을 읽다가 앞선 질문에서 언급한 장애학처럼 흥미로운 주제를 만나게 되면 해당 분야의 책을 더 찾아 읽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유로 선뜻 책을 읽지 못하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서란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갖는 다른 행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양한 책을 탐색해 보는 건 어떨까요?

 

※ 북클럽 기획 기사는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북클럽 기획을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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