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한국시간 오전 8시 8분,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우주로 발사됐다. 발사는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민간 기업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으며, 발사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다누리호는 올해 말 목표궤도에 안착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발사 1시간 뒤 항공우주연구원과 첫 교신에 성공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달까지 도달하기 위한 4개월 간의 여정

 다누리호는 발사 40분 뒤 지구로부터 약 1,655km 지점에서 팔콘9 로켓과 분리되었으며, 앞으로 약 4달간의 비행을 거쳐 오는 12월 16일 달 궤도에 최초로 진입, 12월 31일에 달 상공 100km의 임무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누리호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allistic Lunar Transfer, 이하 BLT)을 통해 나비 모양 비행 궤적을 그리며 달에 도달하기로 계획되었다. 바로 달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 쪽의 우주로 향하며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포인트(L1) 가까이 간 뒤, 태양의 중력 효과로 방향을 전환하여 지구의 중력을 받으며 달로 이동, 그대로 달 궤도로 포획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38만km임에도 불구하고 다누리호는 약 595만km의 긴 여행을 하게 된다.

 다누리호가 이러한 방식으로 달에 가는 이유는 중량 문제로 인하여 연료를 아껴야 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누리호는 애초 중량 550kg으로 설계되었으나, 설계 과정에서 임무를 위한 탑재체를 싣다 보니 연료 포함 678kg으로 중량이 초과되었다. 따라서 연료를 아끼기 위해 태양, 지구의 중력을 이용하여 달에 도달하는 BLT 궤적을 선택했다. BLT 방식을 통해서 다누리호는 원래 계획되었던 위상 전이 방식으로 달에 진입할 때에 비해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일 수 있었다. 대신 운행 기간이 길어진 만큼 탐사선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는 단점이 생겼는데, 항공우주연구원은 최대 9번에 걸쳐 다누리의 궤적을 점검,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항공우주연구원은 3차 다누리호 궤적 수정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였다.

 

달 탐사와 함께 국제 우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누리호

 다누리호는 관측 장비, 우주 인터넷 등 국산 탑재체 5종과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제공한 달 극지방 촬영 카메라를 싣고 있다. 정상적으로 궤도에 안착하였을 시 다누리는 1년간 매일 12바퀴 달을 돌면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기도 여주의 심우주 지상국 위성안테나를 통해 한국과 교신하며, 한국에서 달이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은 스페인과 미국의 위성 안테나와 교대로 교신을 한다. 다누리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미국이 진행 중인 달 유인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를 지원하기 위해 극지방 촬영 카메라로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달 극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달 착륙을 위한 후보지 탐색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발사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이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탐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시 우리나라는 달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7번째 나라가 된다. 현재까지 달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 6개국이다. 미국과 협력하여 진행하는 만큼 우주탐사 전문가들은 다누리호의 항해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편이다. NASA와 정기적인 온라인 회의를 하는 등 원활한 항행을 위하여 국제적인 협력과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달 탐사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지만, 온전히 국내 기술로만 달 탐사를 이루기까지 한국의 우주항공산업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있다. 550kg의 무게를 발사할 수 있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로는 다누리호를 발사할 수 없어 스페이스X의 팔콘9을 사용하기도 하였고,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달 진입에 오래 걸리는 BLT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누리호를 계기로 우주 산업 역량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편 항공우주연구원은 2031년 달 착륙선을 차세대 발사체로 나로 우주 센터에서 발사하기 위하여 노력 중이다. 누리호(KSLV-II)의 후속 발사체인 차세대 발사체(KSLV-III)는 2031년까지 개발이 계획되었다. 지난 6월 누리호를 통해 1.5톤급 실용위성을 쏘아 올렸지만, 이는 고도 600~800km의 저궤도였다. 달과 화성까지의 수송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누리호에 비해 추력과 연료 효율을 높인 상태로 제작할 예정이며, 첫 임무가 달 착륙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으로 2030년 달 착륙 검증선을 발사하여 성능을 확인한 뒤 2031년 최종적으로 달 착륙선 발사에 투입을 기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누리 호 발사를 계기로 하여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2023년도 예산안 확정안에서도 이러한 전망을 확인할 수 있다.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민간 우주경제를 촉진하기 위해 우주개발 분야 예산을 4,083억원에서 내년 4,918억으로 20.5% 증액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이나 정지궤도 공동복합통신위성 개발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사업을 기획 중이며, 민간 우주 산업 성장을 위해 개발역량 지원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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