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디자인학과 배석형 교수 연구팀 : Rapid Design of Articulated Objects - 「ACM SIGGRAPH」

 우리 학교 산업디자인학과 배석형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18일 움직이는 3D 스케치를 제작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하면 장난감을 다루는 듯한 직관적인 멀티터치 제스처를 통해 쉽고 빠르게 움직이는 입체 형상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2D 스케칭과 3D 모델링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3D 스케칭 시스템을 개발하기까지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접이식 드론이나 다족보행 로봇처럼 공상과학 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제품들이 실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여러 관절과 움직이는 부분들로 구성되어 제품을 디자인할 때 형태, 구조, 자세, 동작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해오던 3D 캐드(CAD) 소프트웨어는 정교한 형상 작업에 특화되어 있어 움직이는 모델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탐색해야 하는 디자인 초기 과정에서 많은 불편함을 초래한다.

 연구팀에서는 이 점에 주목하여 3D 곡선을 스케치하는 시스템인 ILoveSketch, 제스처를 기반으로하여 상용화한 버전인 EverybodyLovesSketch 등을 개발해온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는 스케치에 움직임을 부여해 관절형 물체의 디자인을 가능하게 했다. 한 손이 움직임의 조건을 결정하면, 다른 손이 그에 맞춰 직관적인 제스처로 움직임을 수행하는 양손 상호작용을 사용했고, 곡선을 그리는 평면을 손잡이처럼 이용해 스케치를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움직이는 3D 스케칭 시스템의 작동 방식

 새로운 3D 스케칭 시스템은 다섯 가지 작동 방식을 거친다. 첫 번째로 스케칭(sketching) 과정은 3D 평면 위에 디지털 펜으로 2D 곡선을 그려 넣는 과정이다. 세 개의 위치 고정 점을 찍어 스케치할 평면을 설정한 뒤,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듯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주로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평면의 축을 눌러 고정한 채 오른손으로 평면을 회전시키거나, 축을 따라 이동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적인 물체는 세그멘팅(segmenting) 과정을 통해 여러 부분으로 구분된다. 곡선 추가 버튼을 누른 채 디지털 펜으로 3D 곡선을 색칠하듯 선택하면, 선택된 부분이 하나의 부품이 된다. 특정 부품을 눌러 고정한 채 다른 손으로 확대하면 분해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

 세그멘팅 과정을 거친 부품은 평면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킬 수 있다. 부품에 입력되기를 원하는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궤적을 따라 잔상이 남게 된다. 그러면 시스템이 적절한 관절을 유추해 자동으로 관절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리깅(rigging)이라고 한다.

 리깅을 통해 물체에 적합한 여러 관절을 생성하면, 스케치의 특정 부분을 잡고 움직이면서 원하는 자세를 취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포징(posing)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필르밍(filming) 과정을 통해 포징으로 얻은 일련의 키 프레임을 부드럽게 연결해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

3D 스케칭 시스템의 작동 방식 (a) 스케칭 (b) 세그멘팅 (c) 리깅 (d) 포징 (e) 필르밍 (배석형 교수 제공)
3D 스케칭 시스템의 작동 방식 (a) 스케칭 (b) 세그멘팅 (c) 리깅 (d) 포징 (e) 필르밍 (배석형 교수 제공)

 

움직이는 3D 스케칭 시스템의 응용 가능성

 움직이는 3D 스케칭 시스템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디자이너들이 복잡한 물체를 설계할 때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컨셉 아트를 제작하거나, 로봇을 디자인할 때도 시스템을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물리엔진을 부여하거나, VR과 연동하는 작업 등을 통해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가까운 미래에 콘텐츠 산업, 메타버스 산업 등에서 디자인 실무의 큰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준협 박사과정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기를 권하며,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하고 싶은 일을 놓칠 수도 있으므로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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