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카이스트신문에 글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썩 내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내키지 않기 보다는 좋은 글을 쓸 자신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러다 문득, 왜 좋은 글을 쓰려고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솜씨 없는 문장이지만, 나의 글을 통해서 단 한 명이라도 선한 영향을 받는다면 더 멋진 내가 되지 않을까?

 더 멋진 내가 되기 위한 첫 번째 키워드는 ‘도전’이다. 많은 사람은 뱀의 머리가 되느냐, 용의 꼬리라 되느냐 이런 고민을 하곤 한다. 나는 용의 꼬리를 선택하겠다. 뛰어난 사람들이 넘쳐나서 배울 점도 많고, 그중에는 용이 승천하기라도 하듯이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는 학우들을 보면서 자극이 되기도 한다. 학업적인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다. 용의 세계에서 효과적으로 난관들을 헤쳐 나가는 그들의 비결도 배운다. 그 비결은 대체로 ‘도전’이라는 마인드셋이다.

 고등학생에게 카이스트와 포스텍 중 하나를 택하라 하면 당연히 카이스트를 택할 것이다 (물론 포스텍도 좋은 학교지만 ㅎㅎ).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받아 보는 등수를 보면 생애 처음으로 자존감의 급강하를 경험하고 우울의 늪에 빠진다. No pain, no gain. 고통은 도전의 결과로 열린 달콤한 열매를 따 먹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우선 부딪혀봐야 한다.

 나는 현재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다. 중고등학생 때 반장이나 학생회를 이끌어 본 경험이 없었던 내가 막상 동아리 회장을 하려고 하니까 걱정부터 밀려왔었다. 그렇지만 경험 부족은 아이러니하게도 경험을 통해서만 메워질 수 있으며, 능력의 부족은 주변의 멋지고 스마트한 친구들의 도움으로 메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힘들어서 운 적도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나에게 후회하는지 묻는다면 당당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처럼 힘든 일에 도전했기에 성장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끈기’이다. ‘도전’이 목표(what)를 세운 것이라면, ‘끈기’는 목표의 달성 방법(how)이다. 우공이산. 마부작침. 목표가 뚜렷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대표적인 사자성어이다. 우리 또래에게는 ‘갓생’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리겠다. 갓생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귀차니즘’인 것 같다. 계획을 실행하려고 할 때마다 귀차니즘이 방해한다. 일마다 미루게 되는 것이 점점 습관화되어 현실은 갓생과 멀어지게 된다... 귀차니즘을 극복하기 위하여 내가 고안한 해결책은 딱 하나다. 생각을 없애자.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틀렸다. 시작은 90%이다. 일단 시작하면 이 일을 당장 끝내면 느낄 수 있는 뿌듯함을 상상하며 귀차니즘을 물리쳐보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작은 것일지라도 도전하고 끈기 있게 마무리하다 보면 어제보다 멋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주변만 봐도 정말 멋진 친구들이 많다. 나보다 멋진 환경에 주눅 들지 말고, 환경에 걸맞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끈질기게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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