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T, 카카오내비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소식이 지난달 7일 보도되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 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하여 2대 주주로 내려앉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의하면 현재 카카오그룹의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비율은 57.5%로, 매각이 이루어지면 MBK 파트너스가 카카오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여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동시에 카카오그룹은 약 42%의 지분을 보유하며 2대 주주가 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문어발식 성장의 대안으로 기업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통해 출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노조의 반발로 인해 매각이 난항 중이라는 소식이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기는 것은 카카오가 약속한 사회적 책임 이행과는 정반대 행보라며 카카오의 자회사 매각 행위에 반대하고 있다. MBK 파트너스는 과거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경영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차익을 위하여 매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매각하여 대형마트 노조와의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서도 똑같이 사회적 책임을 지며 혁신하는 경영보다는 수익 우선에 시장 상황이 힘들어질 시 사업을 축소하고 매각하는 식으로 경영할 것이라는 우려가 노조의 반발 원인이다. 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 지회장은 지난달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는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사내 이해당사자들과 대화를 통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다.”라고 했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사측과의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고 있으며, 매각 반대를 위해 카카오 공동체 대상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하였다.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문어발식 확장에 대해 비판받은 이후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카카오는 지난 4월 7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신뢰 기반의 상생 경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그룹의 상생 기금 중 500억을 조성하여 플랫폼 내 공급자 수익 증진, 플랫폼 공급자 처우 개선, 중소 사업자 비용 부담 완화 등에 사용하며 추가적인 지원도 고려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간담회에서 3개월이 지난 현재, 자회사 매각 후 2대 주주로 내려앉겠다는 방침을 밝혀 상생 경영 약속의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과 매각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의 인원 감축 우려가 갈등의 핵심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 역시 상생에 대한 강조는 그룹 차원의 약속이었기에 최대 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면 상생안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상생안이 이행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며, 카카오 그룹의 문제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떠넘기는 행위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계열사의 산업에 대해 사회적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찾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확장에 대해 비판 받으니 회사를 매각하고 계열사 구성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달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직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카카오 사측은 “매각은 사업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다시금 전달하였다.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가 택시, 대리, 주차를 왜 하냐는 공격이 많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을 위해선 매각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인수 당사자와의 공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인력 감축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매각에 대한 우려와 반발을 누그러뜨리려고 시도하였다.

 이러한 사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갈등은 쉽게 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카카오가 비난받는 이유는 카카오가 거대 기업이라 마녀사냥을 당해서가 아니라, 경영진의 책임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사업의 사회적 공존과 성장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추진 반대 서명운동은 임직원 75% 이상의 반대 의사를 수집하였으며, 1,600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담회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 역시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에 이미 진출한 카카오가 메신저 회사가 택시를 하면 비판받는다는 이유로 모빌리티 사업을 매각하려 하는 것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25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경영진이 카카오에 매각 유보를 요청하며 매각 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모습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경영진은 카카오 관계자들과 만나 사내 매각 반대 입장을 전달하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을 유보하는 대신 임직원들과 새로운 협의체를 결성하여 사회와 함께 성장할 방안을 모색한 뒤 이를 카카오에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카카오 그룹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매각을 유보하고 논의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의 재추진 및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10월까지는 매각 및 재추진 시행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