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우리 학교  기계공학과 유체 및 계면 연구실 김형수 교수와 생명과학과 생태학 연구실 김상규 교수 연구팀이 공동 융합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꽃향기 분비를 실시간으로 가시화하여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꽃향기는 인간의 삶과 밀접한 화장품, 향수, 장식용 꽃 사업 등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화 식물이 여러 화분매개곤충과 교류하는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꽃의 생식 및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꽃향기 분비 주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팀은 위 기술이 꽃향기 합성 및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화분매개곤충과 상호작용을 통한 꽃향기 물질 진화와 관련된 연구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기 물질 분비를 제어할 수 있다면 원예 및 농작물 생산 증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꽃향기 측정 방법과 휘발성 유기물 증기의 이용

 일반적으로 기초과학에서 향기를 분석하는 기존 방법은 특정 시간 동안 물질을 포집하여 질량 분석기 등을 통해 그 종류와 양을 측정한다. 이외에도 제한적 공간과 알려진 물질만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 포인트 간섭 방법* 등을 사용한다. 한편으로 산업에서 쓰이는 가스센서들도 향기 분석에 사용이 가능한데 기체 중에 포함된 특정 성분 가스와 직접 접촉을 통하여 측정되기 때문에 분포된 가스 중 국소적 위치만을 측정하게 되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연구에서는 레이저 간섭계 기반의 휘발성 유기물 증기**(VOCs)의 상대 굴절률 측정을 통해 백합에서 나오는 꽃향기를 시공간으로 직접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산업에서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

 꽃향기 분비의 실시간 가시화는 아직 우리가 모르는 꽃향기 분비 메커니즘을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에, 아무도 하지 못했던 연구 주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는 기존의 고정형 센서가 하지 못했던 산업현장 및 공공장소에서 보이지 않는 유독가스의 확산을 직접 가시화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해 냄새 물질 측정, 가스 유출 측정 등 고위험 산업현장의 안전성 및 경제성을 보장하고, 위험유해물질 측정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피해 예측 및 대피 방법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식물의 꽃을 연구하는 김상규 교수의 “꽃향기를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유동 가시화 실험을 적용해보면 어떨까”라는 김형수 교수의 대답이 연구의 시작이었다. 꽃향기 가시화 연구는 상식을 깨는 엉뚱한 질문에 대해 두 연구팀이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토론을 멈추지 않았기에 얻어 낸 재미난 연구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김형수 교수는 전공 분야에 상관 없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항상 의견을 공유하며 상상하지도 못했던 연구 주제를 찾을 수도 있고 문제의 해결책도 다른 관점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저 포인트 간섭 방법*
하나의 레이저 빔을 측정하고자 하는 영역이나 매질을 관통시켜서 산란되는 신호를 보는 방법

휘발성 유기물 증기**(VOCs)
꽃이 내뿜는 유기화학물질들을 통칭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