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 조지프 -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KAIST 독서문화위원회 추천도서

 

(주)예스이십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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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인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이다. 그러나 우리가 똑똑한 종이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단순 지능은 뇌 크기에 비해 그리 우월하지 않다. 본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과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인지 검사 실험에서 30개월된 아이들은 비슷한 뇌 크기를 가진 침팬지들과 공간, 수량, 인과 능력 면에서 비슷한 성적을 냈다. 심지어 도구 사용에서는 침팬지가 훨씬 앞섰다. 그런데도 우리 종은 어떻게 생태학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의 저자이자 하버드 대학의 인간 진화생물학 교수인 조지프 헨릭은 인간이 새로운 환경에 즉흥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어떤 본능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단순 지능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문화적인 종’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침팬지와의 인지 검사 실험에서 인간 아이가 이긴 항목은 단 하나, ‘사회적 학습 능력’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높은 사회적 학습 능력을 갖추고 남을 본받으며 노하우를 축적함으로써 개인의 독창성과 경험만으로는 결코 알아낼 수 없는 수준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인류를 성공하게 만든 ‘문화’란 무엇일까. 조지프 헨릭은 ‘문화’를 ‘우리 모두가 성장하는 동안 주로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방법으로 습득하는 관행, 기법, 발견법, 도구, 동기, 가치, 믿음 따위로 이루어진 커다란 덩어리’라고 정의한다. 200만~180만 년 전쯤 호모속이 진화한 이래로 문화적 진화는 지금까지 우리 종의 유전적 진화의 일차적인 동력이 되어왔다.

 인류의 진화는 ‘문화-유전자 공진화’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문화와 유전자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둘은 큰 영향을 주고받는다. ‘문화-유전자 공진화’를 통해 문화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습자가 살아남는 자연선택이 일어나기도 한다. 윗세대가 아랫세대에게 문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우리의 발달 과정에서 유아기가 줄어들고 폐경 이후의 삶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은 인간의 행동 및 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류의 유전자는 우리가 구축해 나가고 있는 ‘문화가 있는 세상’에 적응하고자 아직도, 지금도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 인류가 이해하고, 서로 협력하고 배우려 노력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 인류가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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