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나 허츠 - 『고립의 시대』

(주)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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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는 <고립의 시대>에서 ‘외로움’을 우리 시대의 핵심 위기로 꼽으며 그 의미를 재정의하고, 영향력에 대해 다룬다. 외로움은 전통적으로 애정, 동반자, 친밀감을 상실한 느낌으로 정의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외로움이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맥락에서 제대로 지지받지 못하는 느낌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세계화, 도시화, 불평등의 심화, 기술 발달로 인한 혼란, 그리고 이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온 변화에 의해 더 심한, 새로운 형태의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주변 사람들을 향한 관심을 빼앗아 갔다. 좋아요, 팔로우, 리트윗이 친밀한 관계 사이의 애정을 대체했다. 또한 도서관, 공원, 놀이터 등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교류하고 유대를 맺을 수 있는 공동체 기반 시설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서로 함께할 방법을 배우는 장소들이 없어진다면 우리는 갈수록 더 흩어질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전히 존재하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차별, 도시로의 대규모 이주, 업무환경의 급격한 재편성, 근본적인 생활방식의 변화가 우리의 외로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외로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영역에서 개인과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로움이 야기한 스트레스는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로움 자체가  동맥경화, 심장질환, 우울증 등 수많은 질병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셈이다. 외로움은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배제된 느낌을 받은 외로운 대중들이 극단적인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으로부터 소속감을 느끼는 사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외로움을 증대시키는 현대의 재택근무 노동환경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66%까지 떨어뜨리기도 하고, 감시받고 평가받는 노동자들은 갈수록 기계적으로 일하며 본인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저자는 외로움에 분명한 구조적 원인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공동체 의식과 통합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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