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어떤 사람들이 당신의 하루 속에 있었나요? 유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쳤을 인연, 하지만 학교라는 장소로 이어져 있는 ‘우리’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배가현 기자
©배가현 기자

 코로나 19로 멈췄던 일상이 조금씩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운동 동아리의 경우 스포츠 컴플렉스(N3)와 대강당(E15) 좌측 실내수영장 사용이 어려워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처럼 활동을 중단했던 수영 동아리 ‘가오리’가 리크루팅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오리 회장 신수용 학우(전기및전자공학부 18)와 가오리 활동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오리는 어떤 동아리인가요?

 가오리는 1992년에 설립되어 올해 30주년을 맞이하는 오랜 역사를 가진 KAIST 최고의 수영 동아리입니다. 핀수영 국가대표이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셨던 89학번 김진수 선배님이 창립하신 핀수영 동아리로 시작했습니다. 핀수영은 커다란 모노핀(양발을 같이 넣어 사용하는 오리발)을 차고 허리의 힘을 이용해 헤엄치는 80-90년대 유행했던 수영 방식입니다. 점차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유영, 평영, 배영 등의 수영 방식인 경영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2011년에 경영동아리로 전환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2015년 전국대학수영선수권대회 남자 2부 우승, 2016년 남자 2부 준우승, 2017년 남자, 여자 2부 준우승, 2018년 남자 2부 3위, 여자 2부 준우승 등 전국에 다른 대학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시험 기간을 제외한 매주 월, 화, 목, 금요일 새벽 6시에 다 같이 교내 수영장에 모여서 훈련을 하고, 훈련이 끝나면 같이 아침을 먹습니다. 또, 전국단위 마스터즈 수영대회부터 대학 수영팀 주최 대회까지 다양한 수영 대회에 참가하여 열심히 훈련한 실력을 뽐냅니다. 매년 여름에 ‘학암포 장거리 핀 수영대회’와 같은 바다대회에 참가하여 핀과 수영복만 가지고 바다에서 3km를 헤엄치거나, 매년 대한적십자사에서 주관하는 ‘수상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경영 외에도 수영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가오리에서는 매년 여름 바다 수영 대회에 참가한다. (가오리 제공)
가오리에서는 매년 여름 바다 수영 대회에 참가한다. (가오리 제공)

어떻게 가오리의 회장을 맡으셨나요?

 어렸을 때 동네 문화센터에서 수영을 처음 접했습니다. 부모님이 물에 빠지면 살아남는 법을 꼭 배워야 한다고 수영을 배우게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로 수영을 안하다가 카이스트에 와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다양한 선배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가오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한계에 도전하는 가오리의 매력에 매료되어 더욱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덕분에 처음 들어올 때는 수영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훈련을 통해 기록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30년 전통을 갖고 있는 가오리에 저 역시 족적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웃음) 동아리에 들어올 때부터 언젠가 꼭 회장을 하겠다고 다짐했었어요.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거친 동아리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에 동아리 활동이 재개되면서부터 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동아리 활동이 재개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코로나 직후 교내 수영장이 문을 닫아 동아리 활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올해 5월 수영장 재개장 전까지는 공식적인 활동이 중단되고, 기존 부원들끼리 모여서 따로 수영을 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나갔습니다.

 다행히 코로나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여러 가지 제한이 풀리게 되어서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신입생 선발을 계획했습니다. 현재 리크루팅이 진행중이고, 수영에 관심이 있는 많은 예비신입부원 분들이 1500m 완영에 도전 중입니다.

 

동아리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말씀드렸듯, 새벽 6시부터 진행되는 모든 훈련에 참가를 하는 것이 저희 동아리 활동의 기초입니다. 이런 성실함과 규칙성이야말로 가오리의 상징이고, 가장 큰 자랑입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오리는 학부 동아리지만, 수영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학부/대학원생 막론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했습니다. 1년 동안 같이 힘든 훈련을 함께하다보면 어느새 누구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사람들과 사귈 수 있을 것입니다. 
 

수영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수영은 날씨, 기온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또 수영복 외에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아 도서관, 연구실에서 공부나 연구를 하다가 언제든지 수영복만 가지고 와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교내 수영장 안에는 샤워실과 사우나가 있습니다. 수영을 즐긴 뒤 뜨거운 물 안에서 피로를 풀고 느끼는 상쾌함도 다른 운동과는 구별되는 수영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오리에서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가오리 선배 중에 수영을 가오리에서 처음 배우신 분이 계십니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고 따로 연습을 하며 실력을 키우시더니, 결국 가오리에서 가장 빠른 접영 50m 공식 기록을 보유한 분이 되셨습니다. 접영이 수영 기술 중에서도 어렵고, 이전에 기록을 세우셨던 동아리원들은 유소년 선수 활동을 하셨던 준선수급이셨던 것을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가오리의 캐치 프레이즈가 ‘Break your limit’인데요. 동아리원 모두 분기가 시작하기 앞서 도전하고 싶은 목표를 미리 정합니다. 약 한 달 가량의 훈련 기간 동안 훈련부장님이 짜 주시는 세트를 열심히 돌고 마지막 날 기록회에서 본인이 목표했던 기록을 달성하게 되었을 때의 쾌감이 가오리 활동을 열심히 하게 해주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가오리에서는 모두가 자신만의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동아리 활동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신입부원들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영을 좋아하고 함께 도전할 수 있는 신입부원들을 선발하고, 전국 다른 대학교 사이에서도 쟁쟁한 실력을 뽐내던, 가오리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더불어서, 코로나 전 매년 열려왔었지만, 2년 동안 중단되었던 교내 수영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10월 초로 예정되어 있고, 우리 학교 학생, 교직원분들 모두가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학우들의 수영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고, 수영을 좋아하는 학우들이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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