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이번 호 취재부 기사에서 교내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다뤘다. 학기가 다 가기 전 꼭 신문에 올리고 싶었던 기획이었다. 나에게는 다양한 친구들이 있기에, 각기 다른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한 친구는 장애인 콜택시 시스템을 이용해 하교하려다 수업 전에 미리 나왔음에도 한 시간 반 넘게 기다리다 결국 버스를 타고 겨우 집에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어, 바쁜 중간고사 기간에 시위로 당장 아침 등교를 걱정해야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지하철역 출근길 시위의 요지는 지하철 모든 역사에 승강기를 설치하고 저상버스를 100% 도입해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시위자들은 20여 년 전부터 ‘비장애인만 이동하는 사회를 계속 방관할 것이냐’고 거듭해 외치고 있다. 장애인 탈시설 예산과 장애인 활동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해 달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어떤 이는 시민들의 출근길을 볼모로 잡는 이기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소수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든 사회적 약자였고, 될 수 있고, 되고 만다. 시위에서 요구한 승강기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장애인뿐만이 아니다. 노인과 영유아, 유모차 인구가 모두 포함된다. 저상버스 만족도 조사에서는 휠체어 이용자보다 비장애인 이용자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누구든 약자의 시기를 겪기에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동권은 교육과 경제 활동에 기초가 되는 권리이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학교는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우리 학교에는 아직 엘리베이터 설치가 되지 않은 건물들이 있다. 높은 턱이 불편한 도로가 있고, 휠체어가 탈 수 없는 버스가 있다. 비단 장애인뿐만 아니다. 같은 학교 구성원임에도 남들은 겪지 않는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캠퍼스가 다시 북적북적해진 지금, 캠퍼스를 활보하는 모두가 돌아온 대면 수업을 편안히 반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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