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운 취재부 부장
정영운 취재부 부장

 이 신문 1면에서 5면까지는 취재부 담당이다. 내가 취재부에서 일하며 가장 많이 했던 작업 중 하나는 취재 대상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어떤 날에는 인터뷰를 요청했고, 다른 날에는 사실확인을 요청했다. 그렇기에 나에게 가장 빨리 익숙해진 습관으로 이메일 예절을 꼽는 것도 그리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메일을 예절에 맞추어 보내는 법은 간단하다. 여느 부탁하는 글이 그렇듯 육하원칙에 맞추어서 쓰면 된다. 누가 누구에게 보내는지를 명시한다. 언제까지 부탁한다고 적는다. 만나야 할 일이 있다면 어디서 가능한지도 묻는다. 무엇을 요청하는지 분명히 한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설명한다. 왜 부탁하는지 설득한다. 간단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글까지 더하면 완성된다.

 위의 레시피를 토대로 실제 이메일을 만들어 보자. 모 교수님께, 안녕하세요, 교수님. 카이스트신문 기자 모모모입니다. 저희 카이스트신문에서는 연구팀의 논문인 「~」를 토대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교수님의 연구를 학부생 수준에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연구 도중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극복한 해결법, 학부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등을 인터뷰하고자 합니다. 또한, 인터뷰를 토대로 기사가 완성되면 오류가 없는지를 확인하고자 교수님께 감수를 받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서면 인터뷰가 가능한지 여부를 회신해 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다면 서면 질문지를 메일을 통해 곧바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혹여 인터뷰가 어려우시더라도 원활한 신문발행을 위하여 가능 여부를 회신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이스트신문 기자 모모모 드림.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이거 다 아는 거 아냐?” 그럼에도 이렇게 기초적인 것을 짚고 넘어가는 것은 분명 무용하지 않고, 써먹을 데가 있다고 믿기에 거듭 정리해 둔다. 또 다른 누군가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불필요한 절차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존중을 표하는 동시에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명확히 요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방식이 최선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 참고할 만한 최소한의 기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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