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KAIST의 네 번째 만남 - 리걸엔진을 개발한 ‘까리용’ 인터뷰

(까리용 제공)
(까리용 제공)

까리용과 리걸엔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까리용은 법률 전문가의 마음을 읽어 법률 검색을 돕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변호사와 엔지니어가 모여 있는 팀입니다. SCI 논문 3건을 등재한 공학박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천억 원의 소송 가액을 다투던 변호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읽는 법률 검색 솔루션 개발을 위해 이들이 모여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자연어 처리) 기초 라이브러리부터, 검색 서비스까지 다양한 기계학습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리걸엔진은 여러 곳에 있던 판례, 행정기관 심판 사례 등 약 400만 건의 법령 해석 정보를 단번에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특히 무죄, 집행유예 등 판결 결과별로도 검색할 수 있어서 빠른 법률 검색이 가능합니다. 또한 비법조인을 위해 자연어 검색을 통한 무죄 판결 검색 서비스도 제공 중입니다. 예를 들어 ‘술에 취한 상태로 화물차를 운전하였다’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로 검색하면 도로교통법 위반 무죄 판결문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창업 계기가 무엇인가요?

 까리용은 09학번 동기들과 함께 시작한 팀입니다. 학부 1학년 때 만나 창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친구들과 함께 창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졸업 이후 바로 창업을 한 것은 아닙니다. 졸업 후에는 각자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대표인 저는 대기업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회사에서 경험을 쌓았고, 다른 친구들은 박사를 마치고 학교에서 강의하는 등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다만 모두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가져온 창업의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10여 년간 정기적으로 모이며 어떠한 사업을 시작해야 할까 논의하던 중 법률 검색에 관한 이야기가 변호사 친구로부터 나왔습니다. 기존의 아날로그 검색 시스템 때문에 현업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친구가 이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저희를 설득하였습니다. 마침 저도 개인적인 일로 소송을 진행 중이었는데 비법조인으로서 원하는 법률 자료를 찾거나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이런 불편함들을 기술, 특히 머신 러닝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공감하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을 설득하면서, 그렇게 창업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창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창업자 모두 10년 넘게 우리만의 회사를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지속해서 여러 생각을 공유했습니다. 그러던 중 가장 시장성이 높다고 생각을 모은 아이디어가 있어 실제 창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창업 이후에는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운 좋게 시제품을 개발하기도 전에 엔젤 투자(기술력이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으로의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덕분에 스타트업이 많이 겪는 아주 배고픈 시간을 길게 보내지 않고, 제품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BLEU Score*가 구글보다 뛰어난 기계 번역기, 맞춤법 검사기, 익명화 모듈 등 다양한 기계 학습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번의 변곡점은 카이스트 E*5였습니다. 많은 분이 저희 사업을 좋게 봐주셔서 우수상을 받았으며, 과분할 정도의 조언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대회에서 여러 벤처캐피탈과 인연을 만들어 실제 투자까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아직 막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하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기술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보조하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기술로 시장 문제를 계속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KAIST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지금 여러분 옆에 있는 친구, 선후배, 교수님들은 그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창업을 많이들 고통스러운 여정이라고 합니다. 그때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창업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옆에 계신 분들과 함께라면 어렵고 힘든 창업 과정도 잘 이겨 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저희가 도울 점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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