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과 강창원 교수 공동 연구팀 : Rho-dependent Transcription Termination Proceeds via Three Routes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강창원 명예교수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홍성철 교수 연구팀이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서연수 교수,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지난달 30일 RNA 합성 종결인자의 작동원리에 관한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해답인 ‘RNA 합성의 세 갈래 끝내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RNA 합성의 세 갈래 끝내기

 유전자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DNA에 있는 유전정보를 RNA로 옮기는 전사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사가 종결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여러 학설이 대립해왔다. 1977년에는 종결인자가 RNA에 있는 종결 신호를 먼저 인식한 뒤, 중합효소를 ‘쫓아가서’ 전사를 종결한다는 원리가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반면, 1994년에는 종결인자가 중합효소에 미리 붙어 있다가 RNA 종결 신호를 ‘기다려서’ 전사를 끝낸다는 반론이 제기되었다.

 종결이 일어나는 방식에 관해서도 논쟁이 분분했다. 2002년에는 종결인자가 전사 복합체에 있는 RNA를 떼어내어 분리한다는 반론이 제기되었으나, 2006년에는 종결인자가 중합효소를 밀어내 RNA를 분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전사가 종결된 후 중합효소가 DNA에 남아 곧장 전사를 시작할 수도 있고, RNA와 DNA가 모두 분리되어 재시작이 지연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2020년 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종결 준비, 종결 방식, 종결 결과 각각에서 대립하는 학설들이 모두 실제로 일어남을 확증했다. 하지만 모든 조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8가지 조합 중 3가지 경로만이 실제로 일어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쫓아가는 종결인자가 전사 복합체에서 RNA를 잡아당겨 떼어내고, 중합효소는 DNA와 결합한 상태로 남는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쫓아가는 종결인자가 중합효소를 밀어내어 DNA와 RNA를 모두 분리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기다리는 종결인자가 중합효소를 밀어내어 DNA와 RNA를 모두 분리해 종결된다.

 

종결인자의 세 갈래 끝내기를 측정한 방법

 종결인자가 어떻게 전사 종결을 유도하는지 보기 위해, 이 연구팀은 중합효소에 결합한 DNA와 RNA에 각기 다른 형광물질을 붙인 후, 실시간으로 형광을 측정하는 단일분자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중합효소에 종결인자를 결합시킨 뒤 나머지를 씻어내면 이미 결합된 종결인자만 전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때 형광을 측정하면 기다리는 종결인자가 DNA와 RNA를 중합효소에서 모두 분리시키는 방식으로만 종결함을 알 수 있다.

 쫓아가는 종결인자의 경우에는 활성이 없는 변이체를 중합효소에 결합시켜 형광을 측정했다. 쫓아가는 종결인자는 DNA와 RNA를 모두 분리시키거나, RNA만 떼어내는 방식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분자의 형광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면 형광의 변화로 각 분자가 분리되는 시점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전사 종결의 세 단계와 그 순서를 밝혀낼 수 있었다.

대장균 전사종결인자의 세 갈래 끝내기 경로 모식도 (강창원 교수 제공)
대장균 전사종결인자의 세 갈래 끝내기 경로 모식도 (강창원 교수 제공)

 

연구의 의의와 영향

 이번 연구는 기존 학설들이 모두 실제로 일어남을 밝혀냈지만, 한편으로는 각각의 학설을 모두 반박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일반적인 사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이번 연구를 통해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으며, 전사 종결의 원리를 새롭게 규명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여러 분야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는데, 이를 통해 한 분야에서는 할 수 없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체내에서의 전사 종결 원리를 규명하고, 전사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멈춤 현상이 종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논문에는 명확한 설명을 위해 영어로 만들어진 새로운 전문 용어가 여럿 사용되었다. 부적합한 기존 용어를 바꾸고 새로운 것을 가리키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었다. 강 교수는 용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연구를 한글로 설명하는 글에서 영어 용어를 우리말로 풀어 썼다. 더불어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이해도가 달라지므로, 적절한 용어 선택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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