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가 개막한 지 어느덧 한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육성 응원이 금지되고, 심지어 무관중 경기까지 진행했었던 작년과 달리,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고 다양한 규제들이 해제되면서 진정한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다. 중간고사에 치이고 과제에 치이느라 아직 규제가 풀린 야구장을 가지는 못했지만, 하루빨리 시간을 내서 코로나 이전의 야구를 다시 맛보고 싶다.

 필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SK 와이번스(2021년부터 SSG가 인수 후 SSG 랜더스로 변경)의 팬이었는데, 현재(4월 30일) 각 팀의 순위는 SSG-롯데-LG-키움-두산-KT-KIA-삼성-한화-NC로 SSG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우리 팀을 상위권에서 보게 되어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우선 야구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리그 운영 방식을 잠깐 설명해 보도록 하자. 대략 4월부터 10월까지, 각 팀은 144경기를 치르며 정규시즌을 진행한다. 이후, 상위 다섯 팀을 추려 11월경에는 포스트시즌, 이른바 가을야구가 진행되며, 최종적인 순위는 포스트시즌의 순위를 따라간다.

 SSG는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8년,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지만 1위였던 두산을 포스트시즌에서 끌어내리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에는 작년의 기세를 이어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시즌 막판에 미끄러지고 그 내림세로 3위로 마무리, 심지어 2020년에는 충격적으로 되게도 9위를 차지했다. 사실은 2020년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해라서, 오히려 야구에 신경을 끌 수 있어서 좋았다고 가끔 생각하기는 한다. SSG로 이름이 바뀐 첫해인 2021년에는 올해가 우승 적기라는 말이 나왔지만, 시즌 중반부터 중위권에서 맴돌더니 정말 아깝게도 6위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는 정말 우승 적기임이 분명하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기 위한 첫 발자국은 스토브리그(시즌 전 겨울, 선수 간의 계약이 이루어지는 기간)부터 시작한다. SSG는 국내 최초로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하며, 선수들이 마음 놓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일반적으로는 FA 자격을 취득하여 시장에 나온 선수들만 다년 계약이 체결되고, 그 외의 경우는 1년씩 연봉 협상이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SSG는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통해, 앞으로 5년을 잘 부탁한다는 의미를 담아 FA 자격을 아직 얻지 못한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 선수에게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팬들에게는 이 선수들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해주었고, 선수들에게도 신뢰를 바탕으로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 본인들의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도록 했다.

 시즌이 시작한 후로도 SSG는 ‘강한 팀’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SSG의 타격은 특별하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타점 1, 4위와 타율 2위가 SSG 선수이기는 해도, 전체 타율이나 출루율은 중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SSG는 투수가 강한 팀이다. 경기당 실점이 최소이기 때문에 타자들이 조금만 힘을 내주면 쉽게 이길 수 있다. 위기관리 지표도 뛰어난 수준이고, 선발-중계-마무리로 이어지는 모든 부분에서 상위권 지표를 차지하며,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SSG의 장점이다.

 다만 SSG 역시 약점이 존재하는데, 가장 큰 부분은 바로 포수이다. SSG의 주전 포수는 이재원 선수인데, 팬들 사이에서는 지난 몇 년간 보여준 모습 덕에 평판이 좋지 않다. 올해 역시 2할을 넘기지 못하는 타율을 보이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백업 포수인 이흥련 선수, 이현석 선수는 타율이 더 낮아 어찌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SSG는 더더욱 확실한 강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은 2013년에 박동희 기자가 작성한 ‘타이거즈는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되었나’의 제목과 내용을 차용했다. 2009년 우승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다 그해에 상승세를 타던 KIA 타이거즈는, 놀랍게도 그 칼럼이 게재된 이후 비틀거리더니 결국 8위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그 칼럼은 제목을 줄여 ‘타어강’이라고 불리며, 야구팬 사이에서 설레발의 대명사가 되었다. 부디 이 글은 ‘타어강’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랜더스의 우승을 위하여, NO LIMITS AMAZING LA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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