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림 일러스트부 정기자
이예림 일러스트부 정기자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덕분에 카이스트 신문에 들어와 일러스트부 기자로 일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대단한 취미를 가졌다고 해도 이것을 외부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 ‘세상에 이런일이’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쑤시개나 아이스크림 막대로 만든 멋진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지요. 작품에 몰두하고 있노라면 “그런 걸 만들어서 어디에 쓰냐,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라는 가족의 잔소리는 덤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런 재능은 유명 유튜버로 발돋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됩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창작의 힘은 빛을 발할 것입니다. 또한 업무 시간이 줄어들고 여가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콘텐츠의 힘이 대두될 것입니다.

 저는 인스타그램에서 만화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곳의 만화는 주로 간단한 그림체로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요. 유명해진 인스타툰 작가분들은 이렇게 쌓은 인지도와 친밀감을 활용해 광고주로부터 광고를 받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작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인스타에 만화를 그려 올린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팔로워분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이는 창작에 동기부여가 되어 선순환을 이끌기도 합니다.

 유튜브에서는 취미가 직업이 된 금손분들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3D 펜으로 작품을 만들어 몇백만 명의 구독자를 달성한 유명 유튜버분의 영상을 봤습니다. 여러 기업과 협업해 광고하는 것에서 나아가 작품을 전시하는 카페를 차리고 3D 펜 브랜드를 만드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개인 활동과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취미 시장은 단기간 내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취미의 힘이 점점 커지자 취미 클래스를 중개하는 플랫폼도 만들어졌습니다. 디지털 드로잉, 공예, 베이킹 등 다양한 분야에 해당하는 크리에이터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전에는 혼자 취미를 즐겼다면, 이제는 다른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하는 강사로 일하게 된 분들이 많았습니다.

 학생 때는 공부하고, 사회인이 되어서는 일하느라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이지만 그 와중에도 취미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미 활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해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고 어쩌면 새로운 직업의 기회를 열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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