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공동 연구팀 : Systematic modeling-driven experiments identify distinct molecular clockworks underlying hierarchically organized pacemaker neurons

 우리 학교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초파리 뇌의 생체시계 뉴런들의 작동원리를 분석했다. 

 

생체시계와 그의 수학적 의미

 생체시계란, 24시간 주기를 따르는 생화학적 시계를 말한다. 우리가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생체시계가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24시간 주기를 가지고 비슷한 시간에 분비하도록 조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체시계는 수면과 관련된 각종 질환과 깊은 연관이 있고, 생체시계가 어떻게 안정적으로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들어내는지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이 문제를 수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생체시계를 표현하는 미분방정식 모델이 어떤 조건에서 주기 함수를 해로 갖는지를 찾는 문제가 된다.

 

뉴런들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의문점

 초파리 혹은 우리 몸에는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인 CLOCK(CLK)과 PERIOD(PER)이 있다. 이 CLK가 PER 유전자에 붙어 PER 유전자의 전사를 활성화시키면 PER이 세포질에 점점 축적된다. 그 뒤, PER이 핵 안으로 들어가 CLK과 결합하여 스스로 PER유전자의 전사를 억제한다. 이러한 음성 피드백 과정을 거쳐 PER의 양이 24시간 주기로 증감하면서 리듬을 생성한다. 기존에는 초파리의 생체시계 뉴런들이 이런 방식으로 동일하게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초파리의 생체시계는 역할이 다른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고, 최근 초파리 실험에서는 CLK에 변이가 일어났을 때, 두 뉴런의 리듬 변화가 다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두 뉴런의 작동 원리 차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졌다.

 

수리 모델링을 통한 뉴런들의 작동 원리 예측 및 실험을 통한 검증 

 연구팀은 마스터 뉴런에서는 PER 리듬이 크게 망가지는 반면, 다른 슬레이브 뉴런에서는 리듬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서로 다른 PER양상을 토대로 두 뉴런의 수리 모델을 개발했다. 이런 차이를 보이는 1000개의 모델을 개발하여 분석하면 PER이 시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험으로 측정된 뉴런들의 서로 다른 PER 양상 데이터와 잘 맞도록 하는 미분방정식의 매개변수들을 찾아 모델을 완성하였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마스터 뉴런의 PER이 슬레이브 뉴런의 PER에 비해 빠르게 합성되었다 분해되고, 이러한 마스터 뉴런의 독특한 성질로 인해 평소에 강한 PER리듬을 생성해서 안정적인 시계 역할을 하다가 외부 환경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을 예측하였다. 이러한 마스터 뉴런에 관한 수리모델링 예측은 초파리 생체 실험을 통해서도 검증되었다.

수리모델을 통한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의 차이 분석 |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의 PER 시계열 데이터(좌)를 수리 모델을 통해 분석하여 둘의 차이를 예측했다(우). (김재경 교수 제공)
수리모델을 통한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의 차이 분석 | 마스터 뉴런과 슬레이브 뉴런의 PER 시계열 데이터(좌)를 수리 모델을 통해 분석하여 둘의 차이를 예측했다(우). (김재경 교수 제공)

연구의 확장 및 후속 연구 

 인간이나 쥐 같은 포유동물들의 생체시계도 초파리의 생체시계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이번 연구는 포유동물의 생체시계로 확장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리듬을 생성하기 위해 PER이 CLK을 다양한 방식으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생체시계와 같이 음성 피드백을 통해 리듬을 만들어내는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다양한 억제 방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정의민 박사 과정은 연구 논문의 마지막 결과를 얻는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시도를 강조했다. 또한, 낯선 분야와 협업 연구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과감하게 잘 모르는 분야에도 뛰어들어 보는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