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를 필두로 소주 제조사들이 출고가 인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되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등의 출고가를 병당 기존 1081.2원에서 1163.4원으로 82.2원 (7.6%) 인상하였다. 이는 직전 인상안인 2019년 5월의 65.5원 인상과 비교하여 25% 증가한 인상 폭이다. 

 업계 2위인 롯데칠성음료 또한 지난 5일부터 적용되는 ‘처음처럼’, ‘청하’, 백화수복’, ‘설중매’ 등의 주요 주류 제품들의 출고가 인상안을 발표했다. 낮게는 5.1%에서 높게는 7.7% 인상되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가깝게는 2019년, 멀게는 2010년 이후의 첫 인상이다.

 무학의 ‘좋은데이’나 ‘화이트’는 평균 8.8%, 보해양조의 ‘잎새주’는 평균 14.6% 인상되는 등, 업계 전체에 걸쳐 출고가 인상이 결정되었다. 인상 이유는 주원료인 주정 및 부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실제로 주정은 최근 10년 만에 7.8% 정도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출고가 인상은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부풀려져 소상공인들은 물론 소비자들이 직접 느끼는 인상은 이보다 클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도 있다. 주류법에 따라 주류 생산업체는 주류를 직접 유통할 수 있는 유통 면허를 가질 수 없기에, 소·도매 유통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실제로 편의점의 소주 가격은 기존 1,800원에서 1,950원으로 150원(8.3%), 식당에 납품되는 짝 단위 납품가는 짝당(30병) 기존 4만5500원에서 4만9500원으로 4,000원(8.8%) 올랐다. 실제로 소주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예정으로, 물가 인상을 핑계로 한 음식점들의 주류값 인상 단위는 작게는 500원에서 보통 1,000원 단위이기 때문이다. 20년 전 보통 한 병에 2,000원이었던 소주는 4,000원 시대를 연 것은 물론, 이번 인상에 코로나 이슈나 경제 이슈 등이 맞물려 평균적으로 4,500원에서 6,0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적게는 12.5%에서 최대 33.3%의 인상률이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공급 사슬의 참여 주체를 거치면서 왜곡이 심해지는 채찍 효과(bullwhip effect)와 마찬가지로 공급 사슬의 참여 주체가 많을 수록 실제 가격 인상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연료 가격 상승이나 코로나로 인한 소비 감소 등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에 더하여 ‘서민의 술’의 아이콘인 소주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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