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휴대전화 제작 기업인 삼성전자가 성능 조작 파문에 연루되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게임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인 GOS(Game Optimizing Service)이 그 주원인으로 자사 플래그십 모델인 Galaxy S10부터 최근 출시된 Galaxy S22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모델이 해당되었다. GOS는 게임 중 앱 관리 및 기기, 발열 최적화 등을 담당하며 기존의 게임 튜너나 게임 플러그인 등과 달리 일반 사용자가 볼 수 있는 범위 밖에서 해당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게임과 같이 높은 리소스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기기의 최대 성능을 지원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발열이나 이로 인한 쓰로틀링(Throttling) 현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기 성능을 제약한다. 이는 게이머들에게 큰 원성을 듣고 있는 이유인데,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예상한 성능보다 낮은 수준으로 게임을 즐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GOS는 일반 사용자의 권한으로는 접근 및 제어가 어려운 커널에 위치하여 해당 정책이 강제되었다. 다만, 근래에 이르기까지는 GOS 앱을 비활성화하는 방법이 존재하여 높은 배터리 소모와 저온 화상의 위험이 있는 기기 발열을 감수하더라도 최고 성능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었다.

 작년 3월 S21이 출시되었을 때, 저성능 GPU와 발열 등의 문제가 인식되었다. 작년 11월 삼성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One UI의 4버전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기존에 문제가 없었던 기기들에도 같은 문제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또한, 해당 버전부터 커널 단위 통합이 진행된바, 기존의 GOS 비활성화 방법이 무력화되기도 하였다. 해당 논란은 지난달 10일 Galaxy S22 제품군이 발표된 이후 커지기 시작했는데, SBS 산하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오목교 전자상가’에 삼성전자 직원이 출연한 것이 도화선이 되었다. 고사양의 광고를 기반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이보다 낮은 사양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을 소비자 안전과 관련된 부분으로 치부하며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사태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로 인식되어 여러 방향에서 해당 이슈를 분석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졌다.

 해당 GOS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발열 등의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부터 임의적이며 일관적으로 성능 저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신 제품인 Galaxy S22의 경우 기존의 GPU 최대 클럭 818MHz에 비하여 게임을 실행한 경우 평균 220MHz에서 최대 350MHz로 낮추어진 채 실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2020년 9월 출시된 자사 플래그십 모델의 하위호환인 Galaxy S20 FE나 2020년 5월 출시된 LG전자의 VELVET, 2017년 9월 출시된 Apple의 iPhone X나 싱글코어 기준으로는 2016년 9월 출시된 iPhone 7보다도 낮은 지표이다. 이외에도 CPU 클럭 수나 프레임 수는 물론 그래픽 해상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성능 저하가 관측되었다. 

 두 번째는 성능 저하의 기준이 애플리케이션의 실행이라는 것이다. 소비자 안전이나 부차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처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된 목적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의 실행과 동시에 성능 저하가 관측된다. 특히 특정 패키지명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을 때만 성능 저하가 관측되기에 벤치마크 등 성능 측정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기기의 성능을 낮추지 않는다는 점에 지적되었다. 실사용 시에는 성능이 제한되는 데도 불구하고 광고나 성능 비교 등에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체크에는 제한되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는 기망 행위가 문제시되었다.

 세 번째는 비게임 애플리케이션에도 성능 저하가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나 카카오톡,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서비스는 물론 카메라 등의 기본 시스템 애플리케이션도 대상이 되었다. 이는 게임이 아닌 일반 애플리케이션도 성능 저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는 상태의 기기라는 의심과 함께 알려진 것과 달리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용 상황에서 GOS가 작동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당 문제에 대한 대처로 삼성전자는 해당 문제의 범위를 Galaxy S22 시리즈에 한정하려는 태도로 공지를 작성하였으며, 이에 따라 후속 업데이트 패치도 해당 시리즈에 국한하였다. 게임 부스터 내에 신설된 ‘게임 퍼포먼스 관리 모드’는 GOS 적용 상태와 최고 성능의 중간 정도의 성능을 보이는 대신 발열이 최소 4-8도 정도 상승한다는 부작용을 보였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핵심 플래그십 라인업인 Galaxy 시리즈에서 발생한 해당 논란으로 삼성전자는 상당한 브랜드 가치 손실을 입었다. 특히 2020년의 기본 앱 광고나 2021년의 발열 문제 등 3년 연속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데에 더하여 좋은 평가는 받기 어려운 초중기 대응이 겹친 만큼, 기술적 문제부터 시작된 본 논란은 더욱 치명적이다. 이달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성능 표현 부분과 관련하여 표시광고법 위반 관련 조사를 착수하였다. 또한 지난 11일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는 GOS 관련 집단소송이 접수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관측된 만큼 논란이 완전히 진화되려면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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