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 연구팀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24일 인간의 촉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뉴로모픽 모듈은 인간의 촉각 뉴런처럼 압력을 인식해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뉴로모픽 모듈은 기존의 촉각 인식 시스템과는 달리 저전력에서도 작동할 수 있고, 낮은 압력도 감지할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인간의 촉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모듈의 개념도 (최양규 교수 제공)
인간의 촉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모듈의 개념도 (최양규 교수 제공)

인간의 촉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모듈
 인공 촉각 인식 시스템은 인공 신경망을 통해 센서 어레이에서 수신된 신호를 처리하여 높은 정확도로 물체, 패턴, 또는 질감을 인식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이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는 폰 노이만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다. 폰 노이만 구조에서는 연산이 이루어지는 장소(CPU)와 정보를 저장하는 장소(메모리)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 이동에 높은 전력이 소모된다. 따라서 기존의 시스템은 스마트 기기나 사물인터넷장치 등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생물학적 촉각 인식 시스템에 주목했다. 생명체의 기계 수용체는 압력을 받으면 스파이크 신호를 생성하고, 생성된 신호는 대뇌 피질로 전달된다. 이 시스템에서는 스파이크가 발생하는 부분에서만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낮은 전력 소비만으로 촉각 인식이 가능하다. 이렇게 생물학적 시스템을 모방한 저전력 인공 촉각 인식 시스템이 바로 뉴로모픽 촉각 인식 시스템이다.

 뉴로모픽 촉각 인식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촉각 뉴런처럼 외부 압력 신호를 인식해 스파이크 형태의 전기신호로 변환해주는 모듈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뉴로모픽 촉각 인식 모듈이다. 모듈은 크게 TE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 마찰대전 발전기)와 바이리스터 소자로 구성된다. TENG는 마찰대전 방식을 이용해 자가발전이 가능한 발전기이고, 바이리스터 소자는 트랜지스터의 일종으로, 저항이 안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소자이다. 이때 TENG는 압력을 인식해 전류를 출력하는 역할을 하며, 바이리스터는 그 신호를 받아 스파이크 형태로 신호를 방출한다. 

 뉴로모픽 모듈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모방하여 저전력 상태에서도 촉각 인식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TENG를 사용해 자가발전이 가능하고, 손가락으로 사물을 만질 때 피부가 느끼는 압력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압력도 감지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을 통한 뉴로모픽 모듈의 응용 가능성 검증
 연구팀은 개발한 뉴로모픽 모듈의 응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두 가지 테스크를 수행했다. 먼저, 개발한 모듈을 입력 뉴런으로 사용하여 손으로 쓴 숫자를 분류하는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복잡한 패턴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폐호흡에서의 날숨 압력과 복식호흡에서의 굽힘 압력을 인식할 수 있는 호흡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현했다. 호흡 모니터링 센서는 수면 중 무호흡을 감지해 경보를 보냄으로써 심각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호흡 모니터링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현은 의료 분야에서 뉴로모픽 모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아가 스포츠나 로봇 분야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뉴로모픽 모듈의 한계를 촉각으로 한정 짓지 않고 후각과 미각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로모픽 모듈은 여러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이 기대되며, 나아가 인-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시대를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준규 박사과정은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다른 분야의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강조하였다. 최 교수는 대학원 생활을 걱정하는 학부생들에게 “목표와 목표를 이룰 방법,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추진력만 있다면 연구를 잘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 학교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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