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간 상호작용 실시간 관찰로 암 진단에 새 지평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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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간 상호작용 실시간 관찰로 암 진단에 새 지평 열어
  • 박효진 기자
  • 승인 2013.04.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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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윤태영 교수,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Ras 단백질 결합 실시간으로 관찰해 세계 최초로 발암 인자의 활성화도 수치적 규명, 30여 가지 발암 단백질로 연구 확장 예정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와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의 공동연구팀이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상호 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실시간 단분자 면역침강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응용하면 암 발생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특성을 보다 자세하게 규명해 개인 맞춤형 암 진단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지에 2월 19일 자로 게재되었다.
 
실시간 단분자 면역침강기법=고정한 단백질과 형광 물질을 부착한 단백질이 결합하면 발생하는 형광 신호로 단백질간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관찰 가능하다 /윤태영 교수 제공
 
암의 ‘핵심’ 단백질, 제대로 진단 못했다
단백질은 세포 내 신호 전달의 매개체이다. 만약 단백질 변형으로 세포의 성장이나 분열을 촉진하는 신호가 과도하게 발생하면 세포는 끊임없이 증식을 일으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암이다. 
따라서 잘못된 신호 전달을 일으키는 단백질과 그 상호 작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지만 암 진단은 단백질이 아닌 DNA와 mRNA에 초점을 맞춰왔다. DNA는 증폭 기술이 존재하는 반면, 단백질은 증폭 기술이 없어 적은 양의 시료로는 그 상태 파악이 어렵다. 
그러나 DNA 염기서열 상의 수많은 변형이 고스란히 단백질 변형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실제 암 발생 자료로 도출한 통계에 의존해야 했다. 
 
co-IP 분석 기법, 한계 상존해
생물의 조직을 분쇄한 용액은 매우 혼탁해서 원하는 단백질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기 어렵다. 그 속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선별해 내는 기술이 면역침강기법이다. 면역침강기법은 각각의 단백질이 고유한  항체와 결합하면 침전한다는 성질을 이용해 단백질을 분리한다. 
면역침강기법의 일종인 co-IP를 이용하면 단백질의 상호 작용 유무를 검증할 수 있다. 서로 결합을 이룰 것으로 생각되는 두 단백질을 섞고 그 중 한쪽에 맞는 항체를 붙여 침전시키는 방식이다. 만약 반응이 일어났다면 반대쪽 단백질도 침전물에서 검출될 것이다. 
하지만, 기존 co-IP 방식은 침전물을 정확한 농도로 환산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반응이 일어나는 상태가 아닌 결과만을 분석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와 같은 동역학적인 특성도 규명할 수 없다.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실시간 관찰·정량적 분석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윤 교수팀은 ‘실시간 단분자 면역침강기법’을 설계했다. 
윤 교수팀은 유리 기판에 고분자 층을 깔고 항체를 이용해 단백질을 고정했다. 여기에 형광염료를 부착한 단백질을 투입한 뒤 직접 개발한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 방식으로 조직이나 세포 상태에서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현장을 포착할 수 있다.
유리 기판 밑에서 빛이 전반사를 일으키면 기판 위에 100nm 정도의 얇은 범위의 전기장을 형성한다. 기판에 고정된 단백질에 다른 단백질이 다가와 반응을 일으키는 좁은 범위만이 포착되는 것이다. 형광 현미경은 단백질에 부착된 형광을 감지해 신호로 기록한다. 만약 두 단백질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결합한다면 신호가 강해진다. 그것을 선별해 기록하면 전체 단백질 중 결합을 한 비율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결합이 형성되고 깨지는 시간 간격을 측정해 반응 속도 등의 특성도 규명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발암 인자의 수치적 분석 이뤄내
윤 교수팀은 ‘실시간 단분자 면역침강기법’을 발암인자로 알려진 30여가지 단백질 중 하나인 Ras단백질에 적용했다. 그 결과 윤 교수팀은 쥐의 종양 조직에서 전체 Ras 단백질 중 30~50%가 활성화된 상태라는 것을 밝혔다. Ras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활성화가 암 발생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발암 단백질의 활동을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낸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이다. 이를 이용하면 발암 단백질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 향후 맞춤형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길이 열린 셈이다. 
 
윤 교수는 “30여 가지 단백질 모두로 연구를 확장할 것이다”라며 “아주대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의 도움을 얻어 임상 실험까지 진행할 것이다”라고 향후 연구 전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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