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뛰어들어 경험을 쌓고, 투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두자

이번 호부터 시작되는 코너인 스타트업 KAIST에서는 우리 학교 출신 학생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을 심층 취재합니다.

스타트업 KAIST의 첫 주자로 이동우(산업및시스템공학과, 08학번) 슈퍼잼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심층 취재를 원하는 교내 스타트업이 있다면 언제든 카이스트신문에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슈퍼잼 팀 단체사진. (이동우 대표 제공)
슈퍼잼 팀 단체사진. (이동우 대표 제공)

 

슈퍼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슈퍼잼㈜(이하 슈퍼잼)은 “게임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모토 아래 설립된 게임 스타트업입니다. 저와 같은 학과 동기인 윤한길 이사와 함께 설립하였습니다. 첫 게임은 올해 상반기에 출시되는 주사위 전략 게임 <다이스 플랜티카>입니다. 밸런싱 및 최적화 자동화 솔루션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작년 하반기 TIPS 프로그램(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초기 창업가에게 창업에 필요한 기술을 알려주고 성공적인 창업을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현재 저희는 채용 예정인 분들을 합하면 스무 명 내외의 임직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창업 계기가 무엇인가요?

 초등학생 때 꿈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일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고 잘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오랫동안 플레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용자들이 만든 창작 맵을 플레이해 보았고, 나아가 맵 편집기를 통해 며칠 밤을 새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몰입이 주는 행복을 경험하였습니다.

 처음 대학에 들어와서는 대학 수업을 듣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상기해보다가 학창 시절 직접 게임을 만들고 짜릿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지자 학교를 휴학한 뒤, 외부 교육기관에 등록하여 게임 프로그래밍과 그래픽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1인 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게임 개발 능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 깊이 있는 게임 연구를 위해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석박통합 과정에 등록했습니다. 그러나 게임 전공 지도교수님이 없는 상황에서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1년만 다니고 대학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 학교의 홍릉캠퍼스 경영대학 경영공학부(회계 트랙) 석박통합 과정에서 AI를 통한 Textual Analysis를 연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회계 연구를 하면서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회계 교육을 하는 논문을 하나 써볼까?’ 하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게임에 대한 생각은 자꾸만 커졌습니다. 대학원 공부도 재미있고 훌륭한 지도교수님도 만났지만, 결국 게임 개발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지자 창업 휴학을 신청하고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20년 4월부터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창업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게임은 종합 예술이다 보니 기획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직군의 팀원이 필요했습니다. 팀을 만들기 위해서, 게임 인재 후보군을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연락할 인재를 찾아 회사의 비전을 담은 문서를 수백 명에게 보냈습니다. 그 뒤로 스무 명 정도 면접을 보고 네 명을 채용하여 팀을 꾸리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팀을 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창업진흥원의 예비창업패키지에 합격하여 초기 자금을 확보하였습니다. 그 뒤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는 등 내실을 다지다가 2020년 10월부터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여 채용 인력을 대폭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2020년 말에는 팀원이 스무 명에 달할 정도로 인원이 대폭 늘었으며, 70평대 사업장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개발팀을 다섯 개로 분할하여 여러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면서 공통되는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개발을 가속화하는 기술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예를 들어, 캐릭터 간의 유불리 조정을 자동화하거나 스크립트 최적화를 자동화하는 기술의 필요성을 느끼고 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사내 개발 시스템이 어느 정도 구축되고 개발 포트폴리오가 쌓이자 여러 경로를 통해 투자를 제의받게 되었습니다. 게임은 단순히 개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운영까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진행하던 여섯 개의 프로젝트 중에서 세 프로젝트에 집중하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회사 차원의 1년 내 단기 목표는 다운로드 수가 100만이 넘거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100위권 내 진입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현재 개발 중인 다섯 개 게임 중에서 한두 개만 유의미한 성적을 달성하더라도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좋은 인재를 지속해서 영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소위 ‘3N’으로 불리는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에 견줄 수 있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사 슈퍼셀(Supercell)로부터도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게임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고 있는데, 저희 회사인 슈퍼잼의 글로벌 인지도가 슈퍼셀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성장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게임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내실을 다지고 어느 정도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때, 게임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더욱 고민할 것입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여러 융합적 시도를 통해, 플레이어의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게임을 좋아하는 인재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서 슈퍼잼이 많은 청년에게 기회와 성장의 장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KAIST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학부 때 용기를 내고 학교를 벗어나 타지역으로 가서 게임 개발 공부를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진지한 고민을 거쳐 찾으시고 과감하게 그 분야로 뛰어 들어가서 경험을 쌓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창업에는 학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력이 중요합니다. 실력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장에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가장 빠르게 키울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 창업 생태계가 매우 잘 갖추어져 있음을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창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여러 정부 부처에서 지원하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정부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TIPS R&D 사업 또한 5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합니다. 따라서, 현재 돈이 없어서 창업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기보다,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을 찾아보고 투자 네트워크를 확보하여 최적의 지원을 받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학 중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창업을 할 때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에 계시는 동안 다양한 교내외 활동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쌓으십시오. 그리고 창업 시에는 힘들 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료를 곁에 두고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도 위안이 되고, 성공할 확률도 훨씬 높습니다. 뛰어난 KAIST 후배님들이 창업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시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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