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마감됐습니다. 이번 사전투표율은 36.93%로, 사전투표가 시행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은 한 곳의 투표소에 2개의 투표함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공직선거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향후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투표를 마친 확진자의 투표지를 다른 유권자에게 배부한 사건 등 논란 일부는 선관위가 유권자의 표를 소홀히 다룬 점이 여실히 드러나 유감스럽습니다.

 

 지난달 8~10일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요 후보 3인에 대한 비호감도는 모두 6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과반의 국민을 끌어안고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는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혐오와 분열로 가득한 분열의 시대에 성별·연령·지역·이념 간 갈등을 봉합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관용의 시대를 여는 것 역시, ‘배제’와 ‘갈라치기’로 얼룩진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 차기 대통령의 주요 과제입니다.

 후보자에게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고 선거 결과에 따라 맡은바 민주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책임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투표에 참여할 의무(공직선거법 제6조 4항)가 있습니다. 지난주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내일(9일) 본투표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유권자의 주민등록지를 관할하는 지정 투표소에서만 가능합니다. 지정 투표소는 주소지로 발송된 투표안내문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nec.go.kr)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도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방역 당국의 일시 외출 허가를 받아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습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투표를 망설이시는 분들도 꼭 투표에 참여해서 그 의사를 후보자들에게 전해주십시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우리의 대표자를 뽑게 된 것은, 많은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내일 치러지는 대선이 각 후보자에게도, 선관위 관계자들에게도, 그리고 모든 유권자와 청소년 예비 유권자에게도 나의 한 표가 갖는 의미와 무게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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