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고 캠퍼스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2년 만에 대면 수업이 재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회 전 방위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친 코로나 19가 대학 사회에 끼친 가장 큰 변화로 온라인 수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발전을 들 수 있다. 카이스트를 비롯해 전 세계 대학들이 팬데믹 상황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도입하면서 에듀테크 및 관련 인프라는 급속하게 성장했다. 학생과 교수자 모두 새로운 수업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온라인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점차 상승했고 과목에 따라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을 보조하는 것 이상의 가치와 잠재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의 역할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는 동안 교수와 학생 간, 학생 상호 간 교류가 축소되면서 이로 인한 정서적 고립감, 공동체 의식의 부재, 학교에 대한 소속감 약화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은 분명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봄을 맞은 캠퍼스의 낭만을 논하기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코로나 19 위기 상황은 학생과 교수자 모두에게 많은 혼란과 불안을 안겨 준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수는 25만을 넘어섰고, 학내에서도 최근 7일간 29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과 중증화율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높은 전파력을 갖기 때문에 사회적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월 15일, 학교에서는 봄학기 수업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관련 세부 지침을 전달했다.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대면 강의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하이브리드형 수업을 대폭 도입해 필요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유연하게 전환하며 위기 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업을 원격 중계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강의실을 확보하는 등 물리적, 기술적 인프라가 발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학생이나 교수자가 확진되었을 때의 대책,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조건, 신체 접촉이 필수적인 체육 수업에 대한 대응, 방역을 위한 교실 내 거리 두기 방식 등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최대한 고려한 세부 지침이 제공되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제공한 가이드라인은 출결이나 성적 등 핵심적인 결정의 대부분을 교수자의 재량으로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임기응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입국이 어려운 외국인 학생에 대한 대응, 평가의 공정성 확보, 구성원 간 정보 접근성의 문제 등 많은 도전이 남겨있다.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수업 방식을 창의적으로 시도함으로써 교육 손실을 최소화하고 대학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온전하게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 무엇보다도 구성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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