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4일 시작되는 제24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다. 작년에 열렸던 하계 올림픽의 열기가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한번 모두 하나 되어 응원할 날이 머지않았다. 이번에는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고 컬링 열풍을 일으킨 여자 컬링팀 ‘팀킴’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 이밖에 6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하기에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트 등 빙상 종목에서 꾸준히 강자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그 외 종목들에서는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중계하는 방송국도 아주 적은 상황이다. 비인기 종목 중에서도 썰매 종목의 경우 불모지로 알려졌으나 우리나라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평창 올림픽에 이은 메달 획득도 기대가 된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기다리며 썰매 종목들에 대해 알아보자. 

 

가장 무서운 썰매, 스켈레톤
 평창 올림픽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이지만 아직도 썰매 종목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스켈레톤은 봅슬레이, 루지와 함께 썰매 3개 종목 중 하나이다. 19세기 말 스위스의 산악지대에서 시작된 스켈레톤은 192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1948년 외에 계속 나타나지 않다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복귀, 지금까지 연달아 채택되고 있다. 스켈레톤은 이틀간 총 4차례의 주행을 거쳐 기록되는 시간을 모두 더해 합계 시간으로 승부를 가린다. 

 스켈레톤은 선수가 양옆 핸들을 잡고 머리가 앞으로 오도록 엎드려 타는 종목이다. 핸들의 모양이 사람의 갈비뼈를 닮아 이름이 붙여졌다. 스켈레톤 선수는 몸통과 다리의 무게중심 변화로 썰매의 방향을 움직인다. 주행 시간으로 등수가 매겨지는 만큼 몸무게와 썰매의 무게 제한도 엄격한데, 남자는 썰매와 선수 중량을 합쳐 115kg, 여자는 92kg를 넘어서는 안 된다. 썰매 무게도 남자 42kg, 여자 35kg으로 제한되어 있다.

 썰매 종목 중에서는 스켈레톤이 주행 시 공포감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봅슬레이는 차량 형태의 썰매가 몸을 보호해주는 형태지만, 스켈레톤은 길이가 1m 안팎인 단순한 형태의 썰매에만 의지한다. 또한 똑바로 누워서 타는 루지와 달리 엎드려 타기 때문에 공포감이 더 심히다.  최고 속력은 시속 150km에 달하며 제동, 조향 장치가 따로 달려 있지 않아 선수의 유연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윤성빈 선수와 함께 정승기 선수도 메달을 노린다.

 

가장 빠른 썰매, 루지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썰매 종목 중에서도, 최고 속도가 가장 빠른 종목을 가리자면 루지이다. 다른 썰매 종목처럼 선수들이 직접 썰매를 잡고 뛰다가 탑승하며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앉은 자세로 반동을 주어 손으로 추진해서 나간다. 손으로 바닥을 밀어 추진력을 얻기에, 루지 선수의 장갑에는 엄지,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가운데 세 개 손가락에 스파이크가 붙어 있다. 

 루지는 다른 썰매들과는 다르게 세밀한 조종이 가능한 종목이다. 썰매의 다리 쪽에는 쿠펜이라는, 다리 사이에 끼고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다리로 쿠펜을 누르고, 상체를 움직이고, 손잡이를 당기고, 얼굴을 돌리며 운전하기에 굉장히 정교하다. 다른 썰매들이나 올림픽 종목들에 비해서 신체 능력보다는 기술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2014년 소치 올림픽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아르민 죄겔러는 당시 40세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봅슬레이, 스켈레톤은 빠르게 성장하여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지만, 루지 종목은 아직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보적인 루지 강국은 독일로 현재까지 반 이상의 메달을 모두 독일이 가져가고 있다. 

 루지는 썰매 무게가 스켈레톤보다 10kg 정도 가벼운 데다, 쿠펜이 있어 무게중심은 더 높다. 충돌사고 시에는 선수가 썰매에서 튕겨 나갈 수도 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이 각각 트럭과 승용차로 비유될 때 루지는 오토바이로 비유되는 이유다.

 

가장 과학적인 썰매, 봅슬레이
 봅슬레이는 핸들과 브레이크가 있는 원통형 썰매를 타고 트랙을 통과하는 종목이다. 썰매에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점과 썰매 조종영역이 확실히 나뉘어 있는 점에서 과학적인 스포츠로 불리고 있다. 봅슬레이라는 명칭은 썰매를 탄 선수들의 몸이 앞뒤로 흔들리는 모습을 형용한 봅(bob)과 썰매(sled)가 합쳐져 유래하였다. 봅슬레이 역시 19세기 말이 시초라 알려져 있는데, 금속제 썰매가 도입되며 1914년 첫 국제대회가 열렸고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하루에 2차례씩 총 4차례의 경주를 해 합산해서 순위를 정한다.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는 남녀 2인승, 남자 4인승, 여자 모노봅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선수들은 각각 역할이 있는데, 스타트에 썰매를 밀고 나가는 푸시맨, 조종대에 연결된 로프를 당겨 조종하는 파일럿, 결승선에 통과하면 제동을 거는 브레이크맨이 있고, 2인승에서는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이 출전한다. 여자 모노봅 경기는 이번 올림픽에서 새로 생겨났는데, 1인승 봅슬레이 경기로 파일럿 혼자 썰매를 밀고, 조종하며 제동해야 한다.

 지난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남자 4인승 종목에서 처음으로 메달권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2인승, 4인승이 각각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고 여자 모노봅 출전권을 1장 확보한 상황이다.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원윤종 선수가 남자 2인승, 4인승에 다시 한번 출전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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