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현 편집장
배가현 편집장

 수습기자로 6개월, 취재부장으로 6개월, 뿌듯함과 좌절 사이를 오가던 신문사에서의 1년이 지났습니다. 2022년 새해가 되고, 저는 덜컥 편집장이 되어버렸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잘하고 싶은 욕심에 걱정과 불안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것은 사실입니다. 

 모두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시대, 활자로 인쇄된 우리 신문이 계속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고작 2주에 한 번 발행되는 우리 신문이 어떻게 하면 독자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답을 얻기 위해, 신문사실 한쪽 구석에 있는 과거 신문들을 뒤적거려 보았습니다. 1988년 창간호부터 현재까지의 신문들을 훑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흑백의 축제 사진, 연구성과에 대한 뿌듯함, 당시 신입생의 꿈을 향한 당찬 포부를 읽는 것은, 누군가의 청춘과 시간들을 엿보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또한 학교가 슬픔으로 휘청거릴 때, 사실을 기록하고 일으키려는 노력들을 읽으며 신문에 역할에 대해 고심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것은 ‘기록자’로서의 책무입니다. 이때 학교에는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모습이었지를 기록해 놓는 건 우리 말고는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라는 깨달음입니다. 마치 일기를 쓰는 것과 같았습니다. 오늘 하루를 기록하지 않으면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그냥 사라져버립니다. 오늘 하루를 반성하지 않으면 더 나은 내일은 오지 않습니다. 어쩌면 신문의 역할은, 일기처럼 시간을 남기고 이끄는 일로 과장되게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게 저는 올해 신문사의 목표를 신문사의 2가지 역할에 충실히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카이스트의 시간을 생생하게 남길 것’, ‘교내 여러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 제기를 할 것’. 이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겨울방학에 한바탕 회의를 벌였고, 2022년에는 모든 기자님들이 함께 한발짝 한발짝 나아갈 예정입니다. 그러니 부디 많은 학내 구성원들께서 저희 신문을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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