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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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Thinking, Start Doing!”

    2014년 출범한 창업원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창업원은 캠퍼스 내에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기초 단계에서부터 실제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면에서 창업을 지원해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진출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광형 총장 부임 이후 이 총장의 비전에 따라 창업 문화 확산에 더 박차를 가하고자 지난달 창업원 역시 새 단장을 했다. 새로워진 창업원의 향후 계획을 취재하고자 김영태 창업원장을 만났다.

창업원 소개

    김영태 창업원장은 올해 4월에 창업원 4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김 창업원장은 스타트업이란 관념과 실천,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며, 다양한 문제를 찾아내고 사업적인 솔루션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창업원의 미션에 대해, 과학기술 인재들과 고급 기술이 집중된 한국의 대표 과학기술 대학으로서 앞으로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추어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기술 사업화에 좀 더 본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원은 KEPP RAMP(KAIST Entrepreneurial Partnership Program Ramp), 즉 ‘창업 기반 고속도로’를 기획 중이다. 현재 구상단계, 교육단계, 론칭 단계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들을 각각 보유하고 있고 재정비 중이다. 학생창업경진대회 E*5, 기술 사업화 제품 개발과 연결되는 연구개발을 돕는 Endrun, 시제품 제작부터 사이버상에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Idea Factory, 창업 보육센터에 입주 기업을 선발하여 발전시키는 Open Venture Lab, 그리고 KEPP등의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창업원 출범 이후 2020년까지 창업 지원 프로그램 수는 231개, 프로그램 참가자 수는 2,939명, 재학 또는 교직 중 창업한 학생/교원 스타트업 수는 각각 113개, 36개로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김 창업원장의 말에 따르면 창업원은 네트워킹 장 마련과 창업 동기 부여를 주된 목적으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따라서 창업에 관심이 없는 구성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이 존재한다. 창업 시장에 나가 있는 선배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창업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LunchTalk,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창업을 5일간 짧게 체험해볼 수 있는 GRAFFITI Startup Festival, 창업 동아리 지원 등이 그 예이다.

    김 창업원장은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있다며, 내년 이후로 좀 더 상황이 호전된다면 팀 빌딩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또 이를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여러 방면으로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창업원의 개편

    창업원은 규제 중심 기관이 아니라 서비스 기관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창업원의 새로운 목표이자 이번 개편의 주된 목적이다. 창업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창업 과정에 필요한 규제를 최대한 줄이고 지원 조건을 넓히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김 창업원장의 설명이다. 이 총장 또한 우리 대학 성장을 위해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총장이 내세운 QAIST 전략 중 하나인 1 Lab 1 Startup Vision도 실천하고자 여러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지난달 1일부로 창업원 직제개편이 시행되었다. K-School은 기술경영학부로 소속을 바꾸어 창업원과는 독립적인 노선을 따르게 되었고, 창업지원실의 경우 창업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며 입지를 굳혔다. 김 창업원장은 창업원이 더욱 실전 창업 전문 서비스를 기구화하고자 하는 반면 K-School은 교육 중심인 관계로 업무 혼동의 여지가 있어 개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1랩 1창업을 구현하고자 교원창업의 창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사후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편도 여럿 이루어졌다. 기존 교원 창업은 대상 기술이 특허와 노하우로 한정되어 있던 반면 개편 이후에는 지식재산권을 포함하게 되었고, 지분 요건 역시 50%에서 30% 또는 최대 주주로 학교에서 허용하는 창업 대상의 기준을 낮추면서 다양한 창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기존 일반창업의 경우 기술사업화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보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교원창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다.

    큰 변화 중 하나는 교원 창업의 보수조정제도 폐지이다. 기존 교원창업자는 창업 겸직을 할 경우 근무 비율과 관계없이 2, 3년차에는정액급여의 70%, 4년차부터 정액급여의 50%의 보수만을 지급받았다. 앞으로는 창업 겸직 교원이 강의 면제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정액급의 100%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다. 초기 창업 기업의 경우 투입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데스밸리를 마주치게 되는데, 이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또 규제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창업심의위원회/단과대학 심의, 총장 승인 절차 등을 폐지하여 창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대신 창업상담확인서 제출 및 사후신고제 의무화를 도입함으로써 사전 준비를 도울 예정이다.

    학생 창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었다. 무기한 창업 휴학이 허용되었고, 그 외 창업과 학업 병행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또 창업 본센터의 스타트업 입주 공간 입주 시 기존에는 학생 창업만 경쟁구조를 두었는데 앞으로는 교원창업과 학생창업 상관없이 대기 구조로 전환하는 등 학생 창업의 차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학과에 창업지도 전담 교수를 최소한 한 명씩 배치하여 학생들이 지도 교수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창업지도교수제도도 도입 예정에 있다.

    학생창업경진대회 E*5의 경우, 학생들이 팀 빌딩 후에 경진대회를 거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멘토 그룹이나 창업 시장의 VC들 중심으로 발전시켜 후속 투자까지 지원해주는 경진 대회이다. 기존에는 모든 팀이 참가자의 아이디어로부터 진행된다면, 이번 년부터는 K-MAP(KAIST Micro Accelerator Program)을 도입했다. K-MAP은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E*5 이전 단계 프로그램으로, 사회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들을 위한 창업 아이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기관 혹은 기업과 공동으로 창업팀을 구성한다. 주제에 맞게 팀 빌딩이 이루어진 후 E*5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창업원에서는 공간적인 확장도 지속하고 있으며, 대전시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대전시로부터 대전 혁신 창업 성장 허브라는 이름의 공간을 학교 외부에 받을 예정이며, 충청권의 혁신 성장 생태계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학교 내에도 기술 성숙도나 창업 준비도가 낮은 학생들이 나중의 사업화를 대비할 수 있는 전용 공간(Loonshot Startup Space)이 신설될 예정이다. 그밖에 창업원은 기존 판교 센터를 폐지하고 강남 센터를 설립하여 벤치 캐피탈과 스타트업이 많이 포진된 핵심 요지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전하며 카이스트 출신 창업자들에게 서울 진출의 교두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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