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연탄배달 (선우회 제공)
선우회 회원들이 독거 어르신 등 2세대에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1978년 홍릉 캠퍼스 시절 설립된 교직원 봉사단체 ‘선우회’가 지난 8월 제2기로 새롭게 출범했다. 본지는 선우회 2기 출범을 계기로 지난 43년간 이어져 온 선우회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취재했다. 선우회 2기 회장을 맡은 서용석 시설관리부장과 총무를 맡은 안전팀 황원 책임기술원이 인터뷰에 응했다.

선우회는 어떤 단체인가?

    ‘KAIST 선우회’는 1978년 교직원 17명이 모여 창립한 봉사단체이다.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경제적 도움과 과학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청소년이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돕자는 목적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43년간 이어진 선우회 1기 활동

    1978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이어진 선우회 1기는 ▲불우 청소년 장학금 지급 ▲한빛 맹아학교에 녹음기 기증 ▲오지·낙도 초등학교에 도서 및 운동기구 기증 ▲한국어린이재단 자매결연 후원금 지급 ▲다문화 및 북한이탈주민 자녀 장학금 후원 등 21개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했다. 총 367명의 교직원이 선우회를 거쳐 갔으며, 그간의 누적 봉사 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창립 당시부터 1기 활동이 막을 내리기까지 43년간 선우회를 이끌어 온 조성환 전 회장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대한민국 국회의장 공로장, 2019년 국민훈장 동백장, 2020년 올해를 빛낸 인물대상 등 각종 단체로부터 약 70회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정년퇴직하면서 선우회 1기는 지난 6월 해체되었다. 서 회장은 “선우회 선배님들의 지난 활동 기록을 보며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선우회가 해체된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다가왔다”며 시설관리부 산하 시설팀, 안전팀, 건설팀을 주축으로 새로운 2기 회원들이 선우회 활동을 이어나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에 지난 8월 20일 열린 2기 창립총회를 통해 총 11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선우회 2기가 공식 출범했다.

활동이 주변에 알려지며 뜻을 같이하는 교직원들도 빠르게 모여

    선우회는 지난 9월 30일, 1기 활동으로 모인 회비를 사용하여 앞으로 우리 학교에 들어설 (가칭) 정문술 미술관에 1천만 원 상당의 미술품을 기증했다. 이를 계기로 선우회 2기 창립 소식을 알게 된 이광형 총장과 이승섭 교학부총장 등 교내 주요 보직자들이 선우회에 가입하였다.

    지난 9월 14일에는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유성구에 거주 중인 불우이웃 5명에게 가스레인지, 청소기, 전기밥솥 등 물품을 기부했고, 18일에는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두 자녀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러한 활동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설관리부 외의 직원이나 교수로부터 선우회 가입 문의가 빗발쳤고, 그 결과 창립한 지 100일이 채 안 된 지난 25일 기준 회원 수 58명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랑의 연탄배달’이 가장 기억에 남아

   서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묻는 질문에 “지난 24일 진행한 ‘사랑의 연탄배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이어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의 댁 창고에 연탄을 배달하면서 본 열악하고 노후한 주거환경이 눈에 밟혔다”고 덧붙였다. 황 총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탓에 활동의 폭이 제한적이었는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이뤄지며 사랑의 연탄배달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회원 대부분이 시설관리부 직원인 만큼 전기·기계설비·안전 등 직무능력을 활용한 재능기부로 불우한 이웃들의 생활 환경을 보다 편리하게 개선하는 등 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향후 목표를 밝혔다. 이번 배달에는 선우회 회원 20여 명이 참여하여 독거 어르신 및 다자녀 가구 등 2세대에 연탄 총 900장을 전달했다.

우리 학교 구성원 사이에서 나눔의 문화가 확산하길

    서 회장은 2기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KAIST 선우회 2기는 1기의 순수한 봉사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사회에 건강한 나눔을 실천하고 KAIST 신문화전략 QAIST의 신뢰 가치(Trust)를 실현하기 위하여 회원들의 마음을 모아 소소한 기부 및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한다”며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조금씩 커지고 더 많은 KAIST 구성원들이 함께하여 자원봉사와 기부를 통한 나눔의 문화가 확산하기를 소원한다”고 답했다.

    황 총무는 “선우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정말 소소하지만, 그 소소한 것들이 모여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를 통해 이웃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고, 봉사자 자신 역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며 “적은 돈, 적은 시간, 또는 땀과 노력 모두가 봉사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의미 있는 일들을 이루어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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