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Player-Character Relationship And Game Satisfaction In Narrative Game ... - 『Frontiers in Psychology』

플레이어-캐릭터 관계, 플레이어 반응, 만족도의 다이어그램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수용하는 방식의 차이가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차이를 야기했다.
플레이어-캐릭터 관계, 플레이어 반응, 만족도의 다이어그램 (도영임 교수 제공)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수용하는 방식의 차이가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차이를 야기했다.

    문화기술대학원 도영임 교수 연구팀이 스토리 중심의 게임에서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 관계에 따라 게임의 만족도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발레리 에르브(Valerie Erb) 석사과정 학생과 이세연 박사후연구원이 각각 제1, 제2 저자로 참여한 이 논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고, 지난 9월 27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사이컬러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개제되었다.

게임의 예술성

    최근 세계 게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문화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거나, 다른 각도에서 미래 사회를 다루는 등 게임 내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2013년 출시된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는 정체 모를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전 인류의 60% 이상이 사망한 시대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으로, 아름다운 그래픽과 몰입력있는 내러티브로 누적 2,000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 다양한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조종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마치 영화를 보듯 플레이어가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다.

호불호가 갈리는 후속작

    게임 속 바이러스로 딸을 잃고 매일 고통 속에서 보내던 등장인물 ‘조엘’은 현존하는 유일한 바이러스 면역자인 ‘엘리’를 연구소로 안전히 옮겨주는 임무를 맡는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서로를 거부하지만 함께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의지하고, 플레이어는 이 과정에 참여하며 등장인물들에게 강한 애착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2020년 발매된 후속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예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와 플레이어를 좌절하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한다. 2편에서 플레이어는 부모를 죽인 조엘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인 ‘에비’를 조종하며, 조엘과 엘리의 대척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참여한다. 게임에 만족한 플레이어는 에비의 서사에 공감하며 게임에 몰입한 반면, 그렇지 않은 이는 에비와 엘리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같은 게임, 다른 감정

    연구팀은 라스트 오브 어스 1편과 2편을 끝까지 플레이한 플레이어 12명을 모집해 심층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플레이어는 한국, 스위스, 미국, 필리핀, 에콰도르 등 다양한 국적을 가졌다. 그 결과, 게임 만족도가 높은 참가자와 낮은 참가자에게 플레이어-캐릭터 관계의 3가지 주요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인터뷰는 참가자의 주관적인 경험을 집중적으로 탐색했으며, 답변한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유동적인 반구조화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캐릭터 전환에 대한 거부감의 정도 차이다. 모든 참가자가 처음 에비를 플레이할 때 거부감을 느꼈지만, 만족감을 느낀 참가자는 점진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반면 불만족한 참가자는 게임이 자신의 플레이를 강요한다고 느꼈다. 두 번째는 엘리, 조엘과 에비 사이의 애착감 차이다. 만족한 유저는 에비와의 새로운 애착 관계를 형성했지만, 만족감이 낮은 사람은 이미 애착을 형성한 엘리, 조엘과 대척하는 에비에게 몰입하지 못했다. 세 번째는 캐릭터의 해석이다. 만족하지 못한 플레이어는 후속작에서 캐릭터들이 보인 행동이 1편과 모순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족한 플레이어는 새로운 환경에서 플레이어의 달라진 행동을 납득하고 나름의 해석을 했다.

    캐릭터-플레이어 관계가 모두 동일하다고 인식하기 쉽지만, 연구 결과 캐릭터를 수용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며 이는 게임의 전반적인 만족도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는 이제 개발자들이 플레이어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도 교수는 게임 개발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함과 동시에, 유저들이 이를 어떻게 수용할 지를 깊이 생각한 후 게임을 개발한다면 게임 산업이 한 차원 더 성장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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