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Superluminal-like Magnon Propagation In Antiferromagnetic NiO ... - 『Nature Nanotechnology』

산화 니켈의 두께와 마찰력에 따른 마그논 전송 속도 측정 결과 (이경진, 김세권 교수 제공)(a) NiO 두께(d)에 따른 마그논 속도(좌),​​​​​​​(b) 마찰력에 따른 마그논 군속도(우)
산화 니켈의 두께와 마찰력에 따른 마그논 전송 속도 측정 결과 (이경진, 김세권 교수 제공)(a) NiO 두께(d)에 따른 마그논 속도(좌),(b) 마찰력에 따른 마그논 군속도(우)

    우리 학교 물리학과 이경진, 김세권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이동규 대학원생, 싱가포르국립대 학교 양현수 교수, 이규섭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반강자성체*(antiferromagnetic substance)에서 기존 대비 10배 이상 빠른 마그논**(magnon) 전송 현상을 실험적으로 관측하고, 그 원리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초고속 마그논 전송

    공동연구팀은 반강자성 절연체인 산화니켈(NiO)에서 마그논 전송 속도가 그간 알려져 왔던 최대 속도인 40km/s 보다 10배 이상 빠름을 실험적으로 관측했다. 공동연구팀은 2019년 NiO를 통한 마그논 전류가 매우 큰 스핀 각운동량을 전달하며, 자화를 효율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마그논의 속도 측정에 집중한 결과, 약 650km/s의 속도로 마그논이 전송되는 현상을 관측하였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론 연구를 통해 이 현상이 마그논이 NiO 내에서 경험하는 마찰력 때문임을 밝혀냈다. 이러한 전송현상은 광학 분야에서 ‘빛보다 빠른 전송(superluminal propagation)’과 유사한 현상이다.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보다 빠른 전송은 불가능하지만, 손실이 있는 매체에 빛이 지나갈 경우 비정상적 분산 관계로 인해 빛보다 빠른 전송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빛과 마찬가지로, 마찰력을 갖는 반강자성 물질에서 마그논이 전송될 때 비정상적 마그논 분산 관계로 인해 유사한 전송 현상이 발생한다.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

    이전까지 비슷한 결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 이론 해석을 맡아 데이터를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던 이 교수 연구팀은 비슷한 종류의 관측이 다른 분야에서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자성체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관측되는 일은 처음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테라헤르츠 분광장비(THz emission spectroscopy)를 이용해 마그논의 속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이를 보인다. 이전 연구에서는 밀리미터 크기의 큰 샘플에 대해 비탄성 중성자 산란을 이용해 속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했다. 물질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물질에 빛을 투과하여 빛이 얼마나 투과되는지를 측정해야 하는데, 이번 연구에 이용한 테라헤르츠 분광장비는 나노 스케일의 얇은 샘플에 대해서도 빛이 얼마나 투과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값보다 10배 이상 빠른 마그논 전송 속도를 관측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며 이론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지만,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연구의 의의와 추후 활용 방안

    이번 연구는 기초학문과 응용 측면에서 가치를 갖는다. 먼저 마찰력이 소자의 특성을 나쁘게 한다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마찰력이 마그논의 속도를 오히려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마찰력은 모든 물질에 존재하므로, 이번 연구에서 밝힌 초고속 마그논 전송현상은 매우 일반적인 물리 현상이다. 따라서 마그논 전송현상에서 마찰력의 역할은 기초 학문적으로 큰 가치를 갖는다. 응용 측면에서는 반강자성 마그논을 이용한 정보처리 소자의 고속화 가능성을 열었다. 이에 따라 NiO 역시 차세대 마그논 기반 스핀트로닉스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는 연구를 할 때 선입견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문제를 해결할 때 기초 이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면 파급력이 훨씬 클 것이라는 점을 들어 물리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함께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동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협업의 중요성을 전했다. 

 

반강자성체*

인접한 원자의 자기 모멘트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하여 전체로는 자력이 나타나지 않는 물질로, 특정 온도 이상이 되면 상자성체와 같은 자성을 나타낸다.

마그논**

자기 양자(magnetic quantum)를 축약한 신조어로, 스핀파를 양자화한 준입자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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