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빈 대학원생 기자
김유빈 대학원생 기자

    머리맡의 스탠드만 남겨둔 채, 하루를 마무리하는 새벽 2시. 필자는 그 시간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힘든 하루였든, 좋은 하루였든, 그 오묘한 시간대가 마음에 든다. 대학원 생활에 있어 시간 관리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이때만큼은 예외를 두는 편이다. 해야 하는 일은 없고 하고 싶은 일만 넘치는 일상 이면 좋겠으나, 그렇지 못한 현실을 잠시 잊는 시간이 새벽 2시이기도 하다. 좋아하기 충분한 이유다.

    하루 중 각자 좋아하는 시간대가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시간은 잠들기 직전이 될 수도, 점심시간이 될 수도, 혹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누리는 시간일 수도 있다. 해야 하는 일로 가득한 일상 사이에, 하고 싶은 일을 누리는 시간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해야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될 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 만들어진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묻는다면 시간을 쓰는 방식이라 답하고 싶다. 원생의 시간은 학기 단위가 아닌 나의 의지 단위(?)로 돌아간다. 석사 과정의 경우 대부분 2년 남짓의 기간을 내다보고 연구를 진행한다. 2년은 길지만, 짧은 시간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좋은 성과를 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처음부터 좋은 연구 주제를 찾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며, 운이 좋아 좋은 연구 주제를 찾는다 고 해도 2년은 길지 않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는 방식에 대해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조언을 들어왔다. 이 세상에 모든 당연한 이치들이 그러하듯이, 결국 제일 힘든 건 아는 것을 실천하는 행동력이다.

    ‘시간’의 한자를 풀어서 그 정의를 들여다보면, ‘일정한 때에서 다른 때까지의 사이’임을 알 수 있다. 무언가의 시작과 끝, 그 사이를 채우는 매질이 바로 우리가 마주하는 시간이라는 물질이다. 내년 대선도, 독자 여러분들의 졸업도, 누군가의 성공 혹은 실패도, 눈 몇 번 깜박이면 현실이 될 내일이다. 모두가 계획한 바를 가볍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연말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