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술대학원은 문화산업 분야 글로벌 가치 창출을 선도하기 위해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협력사업으로 설립한 대학원이다. 문화기술이란 문화산업을 지원하는 IT기술을 일컫는 단어로, 더 나아가 인간의 삶 전반을 지원하여 개인과 사회의 능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삶의 수준을 높이는 창의기술이다. 최근 소프라노로 활동하고 있는 조수미 교수가 문화기술대학원에 초빙석학교수로 부임한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는 문화기술대학원을 취재하기 위해 학과장 우운택 교수를 만났다.

우운택 교수 소개

    전자공학, 그 중에서도 컴퓨터 비전을 전공했고 증강현실에 응용하고 있다. 컴퓨터 비전이란 카메라를 통해 얻은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기술들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컴퓨터 비전은 증강현실에서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고 가상현실을 현실로 가져오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사용자가 현실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기도 하다. 이전에는 2001년도부터 GIST 정보통신공학부(현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이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소장으로 근무를 하다 2012년에 우리 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연구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은 ‘눈치 있는 증강현실’을 연구한다. 똑똑한 지능이 있는 공간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한다. 그래서 현실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식하고 추적하거나 현실-가상 융합을 위한 레퍼런스를 설정하는 컴퓨터 비전을 연구하는 그룹, 보고 싶은 것을 증강현실에서 보여주기 위한 컴퓨터 그래픽스와 정보가시화를 연구를 하는 그룹, 현실에서 가상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3차원 상호작용 그룹, 지능형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UIUX 그룹 등 다양한 관련 주제를 연구하는 그룹이 존재한다. 연구실 학생들은 각각 관심 있는 영역에서 연구하면서 융합과 협력을 통해 ‘유비쿼터스 가상현실’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문화기술대학원과 연구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5년 문화기술대학원을 설립할 당시 인력 양성을 하는 문화기술대학원과 연구를 하는 문화기술연구센터가 같이 만들어졌다. 이는 앞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문화 산업이 훨씬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에, 관련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하기 위함이다. 그 후 연구 센터에 걸려있는 제약을 없애고자 2012년 문화기술연구소로 이름을 바꿨고, 현재는 연구소 산하에 조수미 공연예술 연구센터를 비롯해 포스트 메타버스 연구센터 등 다양한 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의 지원 아래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등과 협업하는 연구센터 설립과 대학원 프로그램도 공동으로 운영할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문화기술대학원 홈페이지를 보면 연구하는 분야가 다양하고, 한 분야에도 다양한 교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한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하고 다른 연구실과 같이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함께 진행되어야 하므로 연구 주제가 정해지면 전문성이 높은 팀을 중심으로 공동 연구를 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융합이란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협력해서 완성해내는 것이다. 우리 학과의 영어 약자인 CT를 Constellation Technology라고 해석하고 있다. 교수님들은 별자리에서 각각 빛나는 별이고, 학생들은 그걸 잘 이어서 자기 나름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기술의 제1가치

    연구성과에서 다른 학과 연구실과의 경쟁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간혹 있는데, 경쟁의 도메인이 다르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당장 도움이 되는 기술을 연구한다. 미래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지만 지금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초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실과는 지향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화기술대학원이 바라볼 방향

    대학원은 ‘답이 없는 문제’를 풀면서 남들이 안 가본 길을 가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 중심으로 생각을 해야만 한다. 일반 대학원은 한 분야에 깊이가 있는 문제를 풀고, 이를 풀기 위한 체계가 잘 짜여져 있다면 문화기술대학원은 풀려는 문제 모두가 미래 문화 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주제가 미래의 문화산업 중심이기에 이 문제가 아주 복합적이라 한 전공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문화기술대학원에는 공학 전공자와 공학 비전공자가 모두 모여있고, 한 연구실 안에도 다양한 공부를 했던 사람들이 모여있다. 문화기술대학원은 깊이를 추구하는 다른 연구실과는 달리 깊이와 함께 폭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과이다.

문화기술대학원의 인재상

    제너럴리스트를 기르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각자가 자기 분야에서 역량을 갖춰야 협력했을 때 시너지가 난다. 반대로 자기 역량이 없으면 협력이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자기 분야의 깊이는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그 깊이가 문제 해결형 깊이였으면 한다. 실제 문제를 풀 수 있는 깊이 말이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생각의 폭도 넓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문화기술대학원의 인재상은 전문성과 조화의 능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문화 기술의 중요성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현재를 AI시대라고 하는데, 문화기술은 AI가 우리 일상에 유익하게 쓰이기 위해 필요한 매개기술이기도 하다. 앞으로 연구에 사람들의 창의력을 보조하는 AI를 이용하여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더 창의적인 문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Culture Industry를 Creative Industry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의 큰 변화는 AI가 매개체가 되겠지만 실제 변화가 일어나는 현장은 문화 산업 현장일 것이다.

소프라노 조수미 교수 임명

    문화기술대학원에서는 한 분야에서 아주 국제적인 리더십을 갖춘 분들을 초청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으로 공연 예술 쪽에서 전 세계적으로 리더십이 있으신 조수미 교수를 초빙석학 교수로 모셨다. 조 교수는 비정기적으로 학교에 방문할 계획이고, 우리 학교에서 강연과 공연을 진행하고,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들과 연구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특히 조수미 교수는 그동안 전통적인 무대에서 공연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유튜브를 시작하는 등, 디지털 무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공연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메타버스 공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을 파악하여 연구의 방향성을 개척하고, 연구하는 기술을 직접 적용하려 노력할 것이다. 

    글로벌 리더십 센터장 신병하 교수는 조수미 교수가 석사과정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봄학기와 가을학기에 개설되는 ‘석사리더십강좌’에 1회 특별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사리더십강좌는 석사과정 학생의 리더십 함양과 국제적 네트워크 강화 및 이슈화된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수준 있는 학문적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국내외 명사를 초청한다. 신병하 교수는 특별히 조수미 교수의 강연 때는 학부생들도 강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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