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학기는 카이스트 신문 기자로서 마지막 학기이면서 졸업을 앞둔 학기이기도 하다. 20대의 절반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아직 쉽사리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특히 코로나로 2년이라는 기간이 흘러간 것이 참 아쉬운 마음이다. 더군다나 제대로 신입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놓쳐버린 후배들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미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요즘 주변 친구들을 보면 졸업을 앞두고 지나간 학부 시절에 아쉬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나 역시 못해본 일들을 생각하면 속절없이 흘러간 시간이 못내 섭섭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2022년이 오는 것이 마냥 기쁘지는 않다. 약간의 무기력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지난 주에 만난 같은 처지의 한 친구가 한 말이 참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졸업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데, 그 이유는 졸업이 중요한 삶의 기점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로의 말이 아니라 그냥 본인의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말한 것이겠지만 대부분 허전함을 느끼는 분위기에서 묵묵히 제 길을 찾아, 큰 동요없이 삶을 연속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내게 위로가 되었다.

    시기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연말의 분위기는 축제이면서 동시에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약간의 아쉬움과 시원 섭섭함이 남아, 이상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인지 매년 연말에는 연말우울증이라 불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캐롤을 들으면서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만약 독자 중 다가오는 연말에 이런 아쉽고 서운한 감정이나 허전한 마음이 드는 이가 있다면 삶은 연속적이라는 사실을 꼭 잊지 말라. 작은 진리이나 이것을 자각한다면 연말의 축제 분위기를 즐기며 새로운 한 해를 환한 마음으로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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