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기자
©이윤지 기자

    코로나19가 심화된 작년 초부터, 우리 학교는 대면 활동을 엄격히 규제해왔다. 동아리를 비롯한 교내의 많은 단체는 대면 활동이 제한되었고, 이러한 정책은 교내의 여러 봉사 단체에도 적용되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요즘, 우리 생활은 바뀐 상황에 점차 적응해 나갔다. 거리두기 정책을 지키는 선에서 소규모 활동으로 대체하거나 ZOOM을 이용하며 이전만큼의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학교의 여러 단체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 역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해결책을 찾아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는 현재 우리 학교의 다양한 봉사 단체를 인터뷰하고, 그들이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에 대하여 취재하였다.

디딤돌

    1986년 우리 학교가 개교할 때부터 계속된 봉사동아리 디딤돌은 2019년도까지 ▲유성복지관, 극동아동교육센터, 모두사랑 야간학교, 후생학원 등 학교 주변 봉사기관에 주 1회 방문하여 노인이나 장애인을 돕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의 교육을 돕는 봉사를 진행했고, 이 밖에도 ▲축제기간 주점을 통한 수익기부활동 ▲정기적인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해왔다.

    디딤돌 조재현 단체장은 “디딤돌이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활동이 모두 대면 활동이었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이전만큼 양질의 봉사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된 이후로는 연탄 봉사를 비롯해 부원 모두가 모여 진행하는 활동은 모두 중단되었다. 또한, “기존의 정기봉사 기관들도 모두 임시휴관하여 정기봉사활동도 불가능했고, 그 외 대면 봉사활동들 역시 대면 활동에 대한 교내외 분위기가 부정적임에 따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대면 봉사활동이 어려워지자 디딤돌은 비대면 봉사활동을 찾아 나섰다. 저번 봄학기에는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신생아 모자뜨기’에 참가했다. 모자 만들기 키트를 주문해 모자를 떠서 보내면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에게 모자가 전달되는 형식이었다. 몇몇 부원들은 대면 봉사활동이 가능한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대교단)에 가입해 체험형 창의인성 교육기부 봉사를 하기도 했다. 대교단에서는 과학나눔이나 교과연계활동, 멘토링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재능기부 봉사를 진행했다. 이번 가을학기부터는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시골 아이들에게 역할극 등을 병행하며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CRAYON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디딤돌은 “비록 비대면 봉사였지만 봉사를 하면 할수록 평소에 쉽게 겪지 못하는 상황들을 접하며 많은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신생아 모자 뜨기 활동에서 아무것도 아닌 모자 하나가 생명 하나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각자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봉사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진행하고 있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함과 동시에 11월부터 학교가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면 정기 봉사활동도 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SEED
    SEED는 다문화가정 및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봉사를 진행하는 봉사동아리이다. 정기적으로 한마음교육봉사단, 스마일게이트 등 여러 단체 및 기업과 협력하여 소외계층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식을 쌓고,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격주로 다문화 가정을 만나 수업을 진행하는 한글스쿨 출석수업 ▲방학 때에는 제천 지역학교 학생들에게 교과 과정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는 제천 교육봉사 ▲스마일게이트와 함께 소외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 등을 진행해왔다.

    SEED 역시 학생과 직접 만나 수업을 진행하는 형식의 교육봉사를주로 진행해왔기에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후 기존 봉사활동들을 전부 중단해야만 했다. 초기에는 비대면 교육봉사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기에 비대면 봉사활동을 바로 진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ZOOM으로 봉사 방식을 변경해보려 노력했으나, 이를 기존의 모든 봉사에 적용할 수는 없었다. SEED 강주연 단체장은 “한글스쿨 출석수업의 경우 바로 비대면 수업으로 수업방법을 변경할 수 있었으나 제천봉사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2020년 1년간 활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점은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었던 점이었다. SEED 측은 “학생이 수업에 잘 참여하고 있는지, 수업이 학생 수준에 적합한지 등을 판단하기 어려웠고, 이 문제는 봉사 대상이 어린 학생일수록 수업에서 비언어적 표현이 전달되지 않아 수업의 이해도와 흥미를 떨어뜨리는 데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에 SEED는 ZOOM 채팅과 마이크 기능을 적극 활용했고, 이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고 느껴 아동센터 교육봉사를 기획할 때에는 멘토 3명 대 멘티 1명 수업으로 학생을 보다 집중적으로 멘토링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비록 비대면 방식에는 이처럼 여러 한계가 있었지만, 시간적으로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학생들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고 밝혔다. 강주연 단체장은 “전남지역 장성중, 영광중, 영광여중 학생들과 3개의 대전 지역 아동센터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계층의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SEED 내에서 다양한 비대면 방식의 봉사활동이 제안되었고, 이에 학습 콘텐츠 제작활동, 비대면 영어 책 읽기 봉사활동도 진행했다. 코로나 상황에 교육 환경이 악화되고 개인자습시간이 늘어났을 학생들을 돕고자 독학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보자는 의견은 동아리 내 교재 제작부 편성으로 이어져 학생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기존 교재보다 직관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담은 교재를 제작 중이다. 더 나아가 “실험을 직접 해보는 실험 교재 제작도 구상 중에 있다”고 밝히며, “비대면이라는 한계 속에서 오히려 다양한 사업을 새로 발굴해낼 수 있었다”고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도 평가했다.

K-Let

    K-Let은 강연과 멘토링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교내 봉사 동아리이다. 이 동아리에서는 ▲대전 내 고등학교에 방문해 강연과 멘토링을 진행하는 파견수업 ▲한국장학재단과 연계한 방학 캠프 ▲KAIST 내에서 손 편지를 통해 진행하는 해피캠퍼스 캠페인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K-Let의 김준엽 단체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된 이후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비대면 환경에서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김준엽 단체장은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강연을 진행하다 보니 멘티의 집중도가 낮아지고, 진정성도 잘 느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K-Let은 비대면 환경에 맞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보다는 기존 활동의 의미를 살리고자 하는 선택을 하였다. 파견 수업은 고등학교와 협의를 거친 뒤 2021년부터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대면으로 재개할 수 있었다. 방학 캠프는 취소하였다. 김 단체장은 “멘티들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리고 3박 4일 동안 진행하는 활동이다 보니, 비대면으로 진행할 시 멘티들이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캠프의 의미가 퇴색될 것을 우려해 이런 결정을 하였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해피캠퍼스 캠페인은 기존의 부스 운영을 대신해 인터넷 설문지로, 손 편지 대신 이메일로 그 형식을 변경하였다.

    이처럼 활동은 달라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활동을 통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전과 달라진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김 단체장은 “코로나가 창궐함에도 파견수업을 진행했을 때, 고등학생 멘티들에게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프로그램을 진행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비대면 활동에서 오히려 더 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준엽 단체장은 전 국민의 백신 접종이 끝나면 2년간 중단되었던 방학 캠프를 기획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KAIST 글로벌 학생봉사단

    KAIST 글로벌 학생봉사단(이하 학생봉사단)은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주요 활동으로는 ▲봉사 참여 및 봉사활동 기획 ▲KAIST 학우들에게 봉사활동 소개 ▲내·외부기관과 협력한 봉사 관련 예산 및 사업 집행 ▲아프리카 및 동남아 국가에서의 해외 장기 봉사활동 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학생봉사단 대부분의 활동이 대면으로 진행되었다. 비단 교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에서도 봉사활동을 진행하였고, 이런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는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학생봉사단은 인터뷰에서 모든 봉사활동이 중단된 시점에서 어떻게 봉사활동을 비대면으로 진행할지 구상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으며, “정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온라인 플랫폼 또한 익숙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며 답답했던 심정을 토로하였다.

    학생봉사단에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한 봉사 프로젝트를 구상하였다고 말했다. 그 예시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와 함께한 온라인 봉사활동을 들었다. 이는 기존의 학생봉사단이 진행해오던 해외 봉사활동과 비슷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외에도 시험기간 온라인 독서실 운영, 온라인 교육 기부사업, 온라인 해외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학생봉사단은 “봉사활동을 진행하는데 대면 봉사활동과 많은 부분이 달랐지만, 저희 단체의 목적성과 부합하게 봉사활동을 잘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비대면 상황에 맞게 활동을 잘 풀어나간 것 같다고 전했다.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점과 긍정적인 점도 들을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봉사를 준비하며 카메라 앞에서 대면 활동처럼 진행하려고 하니 봉사활동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인지 의구심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중에 봉사에 참여한 친구들이 재밌게 봉사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너무 재밌었다’, ‘다음에도 하고 싶다’고 전했을 때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학생봉사단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새로운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있다며, 동시에 상황이 나아지면 대면봉사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면 해외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엄격한 방역정책이 시행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피로도를 느끼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나눔을 실현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상황적 제약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소식과 따뜻함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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