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연구팀이 삼성서울병원 임효근 교수와 차동익 교수, ㈜알에프메디컬 이진우 연구소장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 소작 시 조직의 온도와 압력의 측정이 가능한 다종의 센서가 집적된 소작용 바늘을 개발했다.

    고주파 소작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은 고주파를 통해 발생한 열로 암세포를 태워 죽이는 물리적인 암 치료 방법이다. 바늘을 통해 직경 약 2~3cm의 암세포 조직을 없애는 방법으로,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으며 예후도 좋다. 하지만 높은 온도가 동반되어 몸 내부의 체액이 끓으며 압력이 증가하고, 이 과정에서 스팀 팝(steam pop)이라는 소작 영역의 확장이 일어난다. 심각한 경우, 암세포가 모두 소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팀 팝이 발생하면 남은 암세포가 다른 부분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이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시술자의 손에 전달되는 작은 진동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시술 시 압력 및 온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센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스팀 팝의 세부 메커니즘에 대해 분석하였다. 연구는 이 시술 외에도 온도와 압력의 측정이 필요한 다른 의료 시술 도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기존 연구의 한계와 해결한 방법

    현재까지는 체외에서 주변 조직의 압력 변화로 압력을 측정하려는 연구는 진행되었으나, 조직 내압의 변화를 측정함과 동시에 범위가 충분한 센서를 제작하기 힘들었다. 본 연구에서는 소작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작고 얇은 필름형으로 된 압력, 온도 센서를 개발하여 실시간으로 압력 및 온도를 측정할 수 있게 하였다.

압력과 온도는 어떻게 측정하였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도전성 피라미드 패턴들이 전극과 닿아있는 형태인 센서를 누르는 힘이 변할 때마다 피라미드와 전극 사이의 접촉 면적이 변하게 된다. 이때 둘 사이의 접촉 저항이 변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접촉 저항을 측정해 실제 가해지고 있는 압력 값을 알 수 있다. 또한, 금속 물질이 온도에 따라 비저항값이 선형적으로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저항 변화를 측정해 온도 값을 역추정할 수 있다.

실제 실험한 결과는

     돼지 모델을 통한 전임상 시험과 실제 사람에서의 임상 실험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스팀 팝을 측정할 수 있음을 보였고, 부착된 센서들이 실제 소작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하며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하였다. 나아가 실제 초음파 영상을 통한 실시간 이미징과 시뮬레이션 모델로 ‘소작 바늘의 양 끝단에서 처음 소작이 시작되고, 일반적으로 큰 스팀 팝은 양 끝단에서 소작되는 부분이 점점 넓어지다 만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라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소작 바늘 상의 센서 집적을 넘어 다양한 의료용 기구들의 표면상에 집적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였다”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활용처를 모색하여 확대 적용하는 기회를 탐색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센서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물리량을 볼 수 있게 하여 그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센서 기술은 실제로 활용되는 분야와 긴밀하게 접목되어 개발하였을 때 더욱 큰 파급 효과를 갖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 활발한 융합 연구를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