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Significance of Bystander T Cell Activation in Microbial Infection - <Nature Immunology>

방관자 T세포 활성화 모식도                                                                    신의철 교수 제공
바이러스의 종류와 환자의 면역 체계에 따라 항원 펩타이드의 존재와는 관계없이 T세포가 활성화되는데 이를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라고 함

    우리 학교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이호영 박사, 정성주 박사과정이 지난 8월 세계적인 면역학 권위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8월 호에 초청 리뷰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신의철 교수 연구팀은 인간 질병에서 방관자 T세포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이번 리뷰 논문에서는 다양한 감염 질환에서 방관자 T세포의 역할과 그 조절 기전들을 종합적으로 다루었고, 이를 인간 질병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미래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방관자 T세포 활성화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각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대응하는 T세포가 활성화되어 바이러스의 항원 펩타이드를 인식한다. 이 현상을 선택적 면역 반응이라고 하는데, 선택적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 특정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T세포만 활성화되고 관련 없는 T세포들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종류와 환자의 면역 체계에 따라 감염된 바이러스와 관련이 없는 T세포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관련 없는 감기나 독감 또는 장염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T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를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라고 한다. 방관자 T세포 활성화는 항원 펩타이드의 존재와는 관계없이 사이토카인에 의해 일어나는데, 경우에 따라 숙주 세포에 손상을 주기도 하고 바이러스를 더 빨리 제거하게 돕기도 한다. 따라서 방관자 T세포 활성화는 인간의 면역반응을 깊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현상이다.


방관자 T 세포에 대해 연구하게 된 계기

    C형 간염에 대해 연구하던 신 교수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A형 간염으로 연구 분야를 바꾸게 되었다. A형 간염은 B형이나 C형 간염과는 달리 감염 기간이 짧고 치사율이 낮으며, 한 번 걸리면 항체가 생성되어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다. 그런데 A형 간염은 영유아기에 걸리면 큰 증상 없이 회복하지만, 성년기에 걸리면 간의 손상을 동반한다. A형 간염에 걸리면 A형 간염과 관련 없는 방관자 T세포들까지 과도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서 방관자 T세포 활성화 현상을 관찰한 연구팀은 그 중요성을 느끼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연구 과정 중 겪은 어려움과 극복

    방관자 T세포에 관한 연구는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으나 그간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방관자 T세포 활성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를 지속했다. 논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시도가 불발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2018년 저명한 면역학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에 A형 간염 바이러스 환자에서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가 간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였다. 이 논문은 인간 질병에서 방관자 T세포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증명한 첫 논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추후 적용 분야

    연구팀의 새로운 목표는 방관자 T세포 활성화가 원인이 되는 다른 질병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관자 활성화를 보이는 T세포가 갖는 gene signature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방관자 T세포에 관한 연구는 질병의 발생 기전을 알아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신약 개발에도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방관자 T세포 활성화의 억제 여부를 고려하여 이미 상용화된 약들을 어떻게 처방할지도 결정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 영화계에서 그의 스타일로 인정받는 것처럼, 과학자들도 자신만의 고유한 키워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성실한 태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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