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
리청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 대비
77.1%, 접종 완료자 비율은 51.8%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공 모델로 불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률에서 미국을 앞질렀
으며, 그 결과 반복된 봉쇄와 힘든 방역 규제들로부터 벗어나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희망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또한 고령층의 90%, 일반 국민의 80% 정도가 백신 접종 후 2
주가량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인 다음 달에는 코로나19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겠
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 전조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하나투어가 지난 1일 전 직원 정상근무체제로 전환하면서,
임직원 1000명 이상 상장기업 중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첫
사례가 됐다. 지난달 27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단계적 일상회복
을 준비하기 위해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적인 소식과 별개로 코로나19로 인한 사
회적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생계 곤란
으로 목숨을 끊은 자영업자의 비보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 이
들이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왔고, 소상공인연
합회는 “소상공인들이 일방적 희생양이 되어 사회적 비극이 반
복되는 비참한 상황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30일이 돼서야 코로나19 이전 대비 최대 80% 보상을
골자로 하는 소상공인 손실 보상안을 발표하면서 이달 말부터
손실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처에 만시
지탄을 언급하는 의견도 있다. 생활고를 겪다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마포 맥줏집 주인의 가게에는 죽음을 애도하며 “너
무 늦었잖아요”라고 적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심
신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건의료노조가 고
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2021년 보건의료노동
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건의료 노동자의 약 56%가 코로나
19 이후 노동 여건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의 장기
지속에 따라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열악한 노동환경 등 다양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하는 양상으로 보인다.

    10월 2일 기준 국내 발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248명으로, 지난 7월 7일 이후 88일째 네 자릿수를 유지하
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성급한 희망을 앞세우는 대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사회
적 논의가 시급하다. 백신접종률 수치만 주목하기보다는 코로
나19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고통을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위드 코로나’를 어떻게 실현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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