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전 개막식 전경 (비전관 제공)

    지난달 31일, 전병현 작가의 회화전 <전병현 : Blossom>이 KAIST비전관 아트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전 작가의 대표 연작인 ‘Blossom’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개막식 날짜인 8월 31일을 시작으로 10월 29일까지 진행된다. 개막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적은 인원만이 참석했다. 전병현 작가 및 20명 미만의 내부 구성원만이 초청되었으며 모든 내빈이 약 1~2 m 가량 거리를 두고 진행되었다.

    개막식은 내빈 소개와 함께 이승섭 교학부총장과 문수복 학술문화원장의 환영사 및 축사로 시작되었다. 이 교학부총장은 전 작가를 “동양과 서양,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안목을 선보이고 계신 작가”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대해 “전 작가의 대표작 ‘Blossom’은 꽃과 나무라는 친숙한 소재를 갖고 새로운 미적 자극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품의 소재인 한지의 경우, 작가께서 직접 심으신 닥나무로 만든 한지를 사용한 것”이라며 재료의 시작부터 작품이 완성되는 모든 과정에서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전병현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강조했다. 더불어, “마지막으로, 이 코로나19 정체기에 이 전시회가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어, 문 학술문화원장은 “전 작가의 작품들을 사진이나 스튜디오에 쌓여 있던 모습으로만 접했기에 아쉬움이 컸는데, 그 작품들을 비록 작은 곳이지만 이 전시 공간에서 볼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쾌히 전시회를 열어 주신 덕에 전 작가의 작품과 함께 푸근함으로 가을의 시작을 맞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에 전 작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참석해주시고 관계자께서 꼼꼼하게 배려해주신 점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화답했다. 

    ‘Blossom’은 한지로 입체적인 부조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전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이번 전시회의 작품 중 항아리 시리즈는 6개월이 걸리는 힘든 작업이다. 흙으로 돌출부를 만들고 비누칠 하여 이를 이용한 석고 틀을 만든 뒤, 틀 속에 한지를 넣어서 물기를 뺀 것이 부조가 된다. 이렇게 형성된 부조에 형토를 발라 백색을 낸다. 전 작가는 “제가 좋아하는 백색으로 작업을 많이 해봐야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고 설명하며 “백색은 예부터 정신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의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선시대 유백색 고유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 물감이 아닌 대리석 가루를 이용하여 색을 냈다”고 밝혔다. 또한, 여러 꽃을 백색 항아리에 담은 것에 대해 “항아리는 달을 의미하고 만개한 꽃은 별을 의미한다”며 “차면 이지러지고 이지러지면 다시 차오르는 달처럼 살겠다는 아호 ‘삭공(朔空)’의 정신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Blossom’, 꽃의 만개를 생각하면 보통의 경우 형형색색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전 작가는 “사실 색이란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니냐, 멀리서 보면 파란 바닷물도 막상 손으로 떠 보면 무색이다. 하늘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며 모든 색의 본질은 사실 무채색 속에 있다는 점을 짚어낸다. 서양의 정물화와 다르게 위에서 내려다본 시선으로 동양의 미를 담아낸 점도 감상 시 주목할 부분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두가 지친 요즘, 닥나무 재배부터 한지 제작, 그리고 작품 작업까지 전 작가의 섬세한 손길이 가득 담긴 전시 ‘Blossom’을 통해 많은 학우들이 공감과 위로를 얻어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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