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Shape-Selective Ultramicroporous Carbon Membranes for Sub-0.1 nm Organic Liquid Separation - <Advanced Science>

탄소분자체 분리막 원리 (고동연 교수 제공)
헥산 이성질체는 크기와 분자적 성질이 비슷해 기존의 증류법으로는 분리하기 힘들지만, 분리막을 이용하면 분자 모양에 다른 미세한 분자 운동차이를 통해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상온에서 크기 차이 0.1nm 이하의 유기물질을 분리할 수 있는 분자체 분리막을 개발하였다. 생명화학공학과 서혁준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뒷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 분리막을 통해 원유 및 석유화학 화합물을 분리, 정제 시의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효율 낮은 증류법

    기존의 대부분 원유 및 석유화학 화합물 등은 증류법을 통해 분리된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 부산물인 파라자일렌(para-xylene)을 분리한 후 고분자 합성과정을 거쳐 실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를 얻는 식이다. 하지만 증류법은 에너지 전달성이 매우 낮은 열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구조 이성질체 등을 분리할 때는 끓는점과 분자 간 성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증류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이처럼 원유를 정제하고 석유화학 화합물을 분리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연간 소모되는 총에너지양의 10~15%를 차지한다.

 

헥산 이성질체 분리 성공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팀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으며 상온에서 직접적으로 분리정제가 가능한 분리막 기술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분리막은 보통의 단일 분자 크기(1nm 이하)와 비슷한 크기의 기공으로 이루어져 작은 크기의 분자들을 분리하는 데 적합하다. 연구팀은 상온에서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을 갖는 헥산 이성질체의 혼합물들을 모양과 그에 따른 분자 운동 차이에 따라 손쉽게 분리했다. 노말 헥산, 2-메틸펜탄 같은 선형 헥산 이성질체들은 2,3-다이메틸부탄보다 확산 시 분자 운동을 덜 저해 받아 더 빠르게 투과된다. 

    특히, 이번 연구에 이용된 탄소 분리막은 할로우 파이버의 형태인데, 이는 적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쉬우며 기존의 평면적인 분리막 대비 수십 배 높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분리막 형태로 주목받는 소재다. 

 

패러다임 쉬프터

    해당 기술은 석유화학 공정이 지난 100년간 걸어온 길을 바꿀 수 있는 패러다임 쉬프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기존에 소모하던 에너지보다 적은 에너지양으로 기존과 동일한 석유화학 생산품들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헥산 이성질체에 대해 연구했지만, 본 기술은 어떤 식으로 분리막을 구성하고 변화시키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분자들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범용적으로 화학산업 전반에 사용될 수 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더 나아가 미세한 분리정제가 필요한 의약학 산업이나, 유기용매의 사용이 굉장히 많은 반도체 산업 등 산업 전반적으로 분리정제에 들어가는 에너지 비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고 교수는 “카이스트인으로서 항상 새로운 생각을 하고, 그런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자”라며, 학부생들의 연구 참여를 독려하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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